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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여고생 시집 '고백' 그 후

최근 여고생 시집 ‘고백’이 화제였다. 군산여상 3학년 학생이 펴낸 시집 ‘고백’엔 1학년 때부터 쓴 86편의 시가 실려 있다. 필자가 알고 있기론 여고생이 시집을 펴낸 것은 거의 없는 일이다. 아마 세상의 화제가 된 건 그래서일 것이다.
 
필자가 지도교사로서 여고생 시집을 기획한 것은 말할 나위 없이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다.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학생으로서 싫어도 맛보게 되는 기본적 열패감을 분쇄하거나 만회시켜주기 위해서였다. 특목고나 일반고 학생 누구도 흔히 할 수 없는 ‘여고생 시집’을 펴냄으로써 자부심과 성취감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여고생 시집을 기획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따로 있다. 취업이 대세인 여상에서 대학의 문예창작학과로 진로를 정한 학생의 결단과 용기 때문이다. 사실 발군의 글솜씨를 지닌 여상 제자들은 가정형편상 졸업과 동시 거의 취업전선으로 내몰리다시피 했다.
 
그런 의도가 반영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시집을 받아본 소속 학교 선생님들의 격려가 줄을 이었다. 교장, 담임 각 5만 원을 비롯 63명의 선생님이 72만 5천 원의 후원금을 모아 학생을 격려했다.
 
이런저런 기간제 교사까지 80여 명의 교직원이니 일부 선생님이 빠진 결과라 좀 아쉽긴 하다. 그럴망정, 많은 분들의 후원과 격려는 학생이 앞으로 살아나갈 인생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실 소녀가장이기도 한 학생에게 시는 세상을 지탱해나가는 버팀목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소녀가장이 한둘일까만, 학생은 악덕환경을 꿋꿋하게 버티고 당당하게 이겨냈다. 도전과 열정으로 꿈과 끼를 성취해낸 것이다. 바로 시집 ‘고백’이 그것이다.
 
대통령상과 함께 300만 원의 장학금이 수여되는 ‘대한민국인재상’ 후보로 추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지금 전라북도 예심을 통과하여 서울 본심에 올라간 상태다. 이런저런 인재상이 많더라도 필자는 지도교사로서 반드시 뽑힐 것이라 확신한다.
 
여고생 시집 ‘고백’ 발간 소식은 언론에서도 제법 요란벅적지근하게 보도되었다. 경향신문 ‧ 전북일보 ‧ 전북도민일보 ‧ 전라일보 ‧ 군산미래신문 ‧ 군산신문 ‧ 군산뉴스 같은 신문은 물론이고 전주 MBC TV ‧ 금강방송 등 방송보도가 그것이다.
 
특히 케이블방송 금강방송에선 아나운서가 카메라 기자와 함께 학교에 와 학생을 취재했다. 당연한 일인데, 특기할 것이 있다. 나중 학생에게 들어보니 일금 1만 원을 주고 갔다는 것이다. 취재차 필요한 시집을 서점에서 구입하듯 사서 본 셈이다. 전주 MBC '생방송 뷰'진행자인 아나운서도 방송용 시집을 직접 샀다. 필자는 그런 사례를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그뿐이 아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시집 100권을 구입했다. 국무총리실 어느 비서관이 학생에게 전할 걸어 그런 사실을 알려와 알게 된 일이다. 직원들에게 나눠줘 읽게 한다는 얘기였다. 고교생 자녀를 둔 대전의 어느 40대 아줌마는 격려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시내라며 시집 구입을 전화로 문의해온 분들도 있었다. 
 
그것이 어찌 그 학생만의 기쁜 일이겠는가? 여고생 시집 ‘고백’에 대한 화제와 관심, 후원과 격려는 학교, 나아가 교원 모두의 기쁜 일이다. 여고생 시집 ‘고백’은 학교의 명예를 휘날리고, 특성화고 학생의 자부심을 한껏 고취시킨 쾌거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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