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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일자리 창출이 시간제 교사인가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간제공무원을 뽑겠다고 한다. 이미 서울특별시등 몇몇 자치단체에서 시간제 공무원(정확히 계약제 공무원)제도를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주차단속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시간제 공무원은 기존의 계약직 공무원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신분보장은 물론 연금지급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겸직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시간제공무원을 선발하면서 시간제 교사도 뽑겠다고 한다. 기간제 교사가 아니고 시간제교사라고 한다.

현재의 강사와 비슷한 교사가 정규직 시간제 교사가 되는 것이다. 학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놓은 안으로 교육발전에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인 정규교사를 확보하는 방법을 두고 학교현장에 혼란을 불러올 시간제 교사를 뽑아서 활용한다는 것은 학교와 시간제 교사 모두 바라는 바가 아니다. 그동안 정규교원의 충원에 인색해 왔던 정부에서 갑작스럽게 뽑아든 시간제교사 카드가 우려스럽다.

시간제교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연히 보수 문제이다. 현재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보수가 하는 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월100만원을 겨우 넘거나 그 안쪽이다. 시간제 교사가 들어오면 역시 비슷한 보수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간제 공무원들은 주당 20시간 내외의 근무를 하고 있다. 보수는 정규직의 절반 정도라고 한다. 시간제공무원을 뽑겠다는 것도 정규직이 10명 필요하다면 그 절반의 보수를 지급하면서 20명을 선발해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낮은 보수를 받고 일하기에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어렵다.

보수도 보수지만 학교에서 시간제 교사를 활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정규교사의 수업을 일부 맡아서 한다면 당장의 수업부담은 줄어 들겠지만 보수에서 오는 갈등의 소지가 있고, 생활지도업무나 기타 업무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생활지도나 기타 업무는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시간제교사는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시간제 교사라고 해서 업무를 아예 맡기지 않는 등 교사 본연의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도 옳은 방향은 아닐 것이다. 그들도 교사의 한 사람일 텐데 수업만 시키는 것이 타당한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시간제이지만 교사들과 동등해야 한다. 결국은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간제교사는 담임업무도 어려울 것이고, 매일 이어지는 업무를 맡기도 어려울 것이다. 겸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또다른 곳에 적을 두고 있을 수도 있다. 교사로서 학교생활에 쉽게 동화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은 현재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과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시간제 교사를 통해 교육력을 높이고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인가 우려스럽다.

정규교사가 시간제 교사로 전환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 교사들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극히 일부만이 전환할 것으로 본다. 교사라면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에 충실해야 하는데, 학생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직 교사들이 시간제로 전환을 쉽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신이 시간제로 전환하게 되면 당장에 많은 학생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 교사들이다. 

교직은 그 특수성에 비춰볼때 시간제 교사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 물론 일자리 창출이라는 큰 목적이 있다고 해도, 교직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이 학교교육이고 학생들이 졸업하면 또 다른 학생들이 입학하여 항상 학생들로 가득찬 곳이 학교이다. 학교에는 학생들이 가장 많다. 급격한 교육여건 변화로 인해 피해가 나타난다면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 교사도 학부모도 아니다. 그 당시에 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이 큰 피해자인 것이다. 일반 공무원과 교직이 다른 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시간제공무원제도가 학교까기 문호가 열린다면 현직 교사의 한 사람으로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고 본다. 시간제 교사들의 실력이 없다거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없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교직의 구조적인 문제는 일자리 창출의 목적에 부합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라오로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오랜 시간을 두고 노하우를 쌓아가는 것이 교사들이다. 일자리 창출만을 목적으로 학교가 존재한다면 교육보다 일자리가 우선이 되기 때문에 교육의 본질과는 많이 다르다.

따라서 교직에까지 시간제공무원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10명의 보수를 가지고 쪼개어 시간제 교사 20명을 채용하여 학교교육을 어렵게 하지 말고 어차피 10명에 대한 예산은 투입을 하기로 하였으니, 그만큼 교원을 증원해야 한다. 현재 교사를 꿈꾸고 있는 예비교사들도 시간제 보다는 정규교사로 채용되기를 더 원할 것이다. 교원의 증원이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학교에도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일자리 창출 노력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의 특수성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시간제 교사들이 들어오면 어떤 방법으로든지 수업부담이 경감될 수 있겠지만 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무조건 받아들일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의 교육이 잘 되길 진정으로 원한다면 시간제 교사 문제는 보류 되어야 한다. 시간제 교사 절반에 해당하는 교원의 증원이 가장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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