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구름조금동두천 22.3℃
  • 구름조금강릉 27.7℃
  • 구름조금서울 23.7℃
  • 구름많음대전 23.5℃
  • 맑음대구 25.6℃
  • 구름조금울산 25.5℃
  • 구름많음광주 23.0℃
  • 구름조금부산 22.2℃
  • 구름조금고창 ℃
  • 구름많음제주 24.2℃
  • 구름많음강화 20.9℃
  • 구름조금보은 23.8℃
  • 구름많음금산 24.9℃
  • 구름많음강진군 24.1℃
  • 구름조금경주시 26.6℃
  • 구름조금거제 22.3℃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이제 겨울 방학이 며칠 남지 않았다. 학급 마무리를 위해 담임교사들의 업무가 여느 때보다 바쁘고 분주하다. 힘겨운 1년을 아이들과 싸웠다. 마치 전쟁이라도 한 것처럼 몸은 지치고 정신마저 피폐해졌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의 아이들이 아니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하고 싶은 대로 말하는 아이들로 인해 교사들의 마음에 상처가 깊은 것이다.

담임 맡기를 싫어한다. 담임이기 전에 오히려 아이들이 겁이 난다는 교사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세상이 그렇게 변한 것이지? 교육이 변한 것인지 한심하다. 따라서 요즘 우리 교육을 보면, 무엇이 행복이고 어떤 학교가 행복한 학교인지 도무지 모를 지경이다. 이런 현실이 더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한해를 마무리 하는 교사들의 마음이 보람되고 기뻐해야 하는데 모두 어두운 표정들이다. 학급을 경영하는 담임교사는 더 무거운 느낌마저 든다. 담임이라는 의무감 때문에 누구보다 아이들이 문제에 힘겨워했고 때론 안절부절할 때도 많았다. 뿐만이 아니다. 학교폭력으로 학생 간 문제, 여기에 학부모 민원까지 감내해야 하는 심정은 담임의 또다른 고충이었다. 아이들 한명 한명 보듬어주고 달래주었던 일을 정리해 보면, 보람보다 교직이 원망스러운 때도 있을 것이다. 열심히 가르치고 지도하면 분명히 아이들의 행동이 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허허한 마음은 누가 이해해 주겠는가.

교육환경이 변하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교사를 대하는 마음도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사제의 깊은 정은 이젠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고, 단지 교사와 제자라는 관계라는 울타리에 머물다 헤어지는 서글픈 현실이 더 야속하기만 하다. 그 배고픈 시절에도 찐 감자와 군고구마 몇 개를 서로 나눠먹으며 1년의 아쉬운 정을 눈물로 감싸던 때도 그 시절이 다시 그리워진다.

이렇게 벅차야할 한 해의 끝자락을 시원섭섭함으로 달래야하는 마음은 얼마나 허전하고 아플까...선생님,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가 인정해 주지 않아도, 선생님의 가르침이 바른 교육이었다면 교사로서 역할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것을 스스로 위로합시다. 힘들고 어려운 지금의 순간이 지나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내년에 다시 보다 좋은 희망을 걸어 봅시다. 안녕하지 못한 힘든 한해를 보낸 모든 선생님들께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