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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자율권 없는 학교, 교과서 마저도

한국사 교과서 채택 논란이 뜨겁다. 모 인사는 교과서 마저도 좌파가 장악했다고 했다. 이제는 교육현장에서 교과서 까지 이념 대결로 가고 있다는 뚯이다. 어느 교과서를 채택하든 그 권한은 학교에 있다. 그러나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에 협박성 전화까지 갔다고 한다. 이른바 협박전화를 한 주체를 언론에서는 연일 좌파라고 규정 하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 역사관에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문제는 외압에 의해 독자적인 교과서 채택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교과서의 채택권은 전적으로 학교에 있다. 교과서가 전시되면 해당학교에서는 같은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들이 여러차례 논의를 거쳐 3개정도의 교과서를 추천한다. 최종 선정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교장은 교과담당교사들과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한다. 학교장이 독단으로 교과서를 바꾸는 일은 없다. 이 모든 과정이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정해진 절차에 의해 교사들의 의견에 따라 교과서가 선정되는 것이다.

교과서가 채택되는 과정에서 어떤 외부의 압력도 없도록 하고 있다. 출판사 관계자의 출입금지는 물론이고, 학교운영위원 중에 출판사와 친 인척 관계가 있는지 철저히 검증을 한다. 학교운영위원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긴 해도 출판사와 직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운영위원은 교과서 심의에서 제외된다. 이 모든 과정은 학교의 자율권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채택된 교과서가 추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이 과정을 다시 거쳐 다른 교과서로 변경 할 수도 있다.

교과서 심사가 이루어지는 동안에는 교과서 관련 외부 인사의 학교 방문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학교에 주어진 자율권을 흔들림 없이 발휘하가 위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장이 아닌 순수한 동일 교과의 교사 의견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학교장이 교과서를 최종 선택하는 선택권을 가지고는 있지만 교과의 의견이나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하는 일은 없다. 학교장 역시 기본적으로 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선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의 한국사 교과서 문제는 이념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학교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부분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이념적인 문제는 그동안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서로가 대립할 수 밖에 없었다. 가령 서울형 혁신학교 문제만 하더라도 교사들은 이념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 했지만 그것이 보수, 진보의 이념대결로 발전했었다. 교사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원단체에 따라 의견이 갈린 것이 아니고, 인근학교와의 형평성 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보았을 뿐인데, 결과는 이념 대결로 비쳐지고 만 것이다.

최근의 한국사 교과서 문제는 이념 대결이 가장 큰 이슈로 보인다. 그러나 일선학교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념 대결에 관심이 높지 않다. 다만 교과서를 두고 갈등을 빗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과서의 진술내용은 교사의 수업내용보다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과서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내용이 교과서에 진술되어 있다면 학생들은 그 사실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는 것이다.

학교에 교과서 채택권이 있지만 이 부분마저도 자율권이 훼손된다면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될 뿐 아니라 교사들의 교육권마저도 훼손될 수 있다. 이런 분이기라면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을 문제삼을 소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수업에서 다루어지는 모든 내용들이 모니터링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교사들의 수업권 조차도 외압에 시달리는 시기가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교과서 채택과정이 자율권 훼손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교과서를 한 권이라도 더 팔기 위해 출판사간이 경쟁이 아니고 이념 대결로 이어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교과서의 내용을 두고 마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말없는 또다른 다수의 생각은 어떨까 궁금하다. 지금처럼 교과서 채택문제가 지속된다면 최대 피해자는 학생이 된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정작 배우는 주체는 학생인데, 교과서 채택은 학생들과 무관하다면 이 부분을 어떻게 이해할지 궁금할 뿐이다. 기성세대의 이념대결로 학생들이 피해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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