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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자유학기제가 진짜 자유학기제 될 위기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다. 학교에서는 진로탐색활동을 돕고 수업방법을 개선하여 학생들이 지루해 하지 않으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시험부담에서 벋어나도록 하는 것이 기본 취지이다.

이미 시범운영 학교에서 한차례 시행을 했다. 여기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소한 후 2016년 부터는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수업방법 개선은 학교내에서 교사들이 의지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된다. 핵심성취기준을 철저히 분석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평가방법도 단순한 지필평가에서 학생들의 특성을 감안한 평가를 하면 된다. 평가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진로탐색활동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학생들의 진로탐색활동을 위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새삼스럽게 문제가 된 것은 아니지만 시범운영 학교들이 늘어나면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직업체험을 위해서는 실제로 학생들이 직접 체험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수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 나오면 장소 부족의 문제는 우려 이상이 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MOU체결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이다.

자유학기제 관련하여 직업체험의 공간이 부족해 지면서 관련업계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교에 많이 방문하고 있다. 이 경우는 학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프로그램의 부실화가 우려된다. 일단 수익자 부담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무료이긴 하나, 학교일정을 감안하여 시기를 정하면 해당 시기에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선착순 마감이기 때문이다. 공문을 받고 학교에서 시기조절을 위한 협의를 하다보면 해당 시기는 다른 학교에 넘어가기 일쑤다.

일정 등을 사전에 준비한 후에 공문이 오면 바로 신청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직업체험 장소를 섭외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도 장소와 일정을 학교교육활동에 맞게 구하기 어렵다. 2,3학년은 자유학기제가 아니기 때문에 1학년에 모든 교육활동의 촛점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내의 중학교만 하더라도 올해 140여개 학교가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쉽지 않다.

결국 학교내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프로그램 운영이 형식화 되거나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교사들이 직업체험을 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외부강사를 초빙한다 해도 결국은 직접적인 체험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교들이 비슷한 일정에 직업체험을 원하지만 장소문제로 인해 부실한 운영이 우려되는 것이다.

물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긴 하다. 아직은 뾰족한 수가 없지만 해당학교 교원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해결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 시범운영을 하는 것은 학교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서 학생들에게 교육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가 '자유학기제'로 변질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 할 경우에 대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예산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자유학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예산지원없이 학교 스스로 운영을 해야 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한 교사들이 모든 것을 지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수익자 부담으로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올 수 있다. 학부모의 부담을 간과하기 어렵다. 자유학기제가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학부모들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하기 전에 파생될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여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교육과정 개편은 혼란스럽긴 했어도 직접적으로 돈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자유학기제는 본질부터 다르다.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학교들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올인해야 한다. 돈이 있으니 펼쳐놓고 무조건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방법이 옳은 것이 아니다. 전체적인 학교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 학생들의 행복교육을 위한 디딤돌이 바로 시범운영학교에 달려있다. 예산없이 운영하라고 하더라도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자유학기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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