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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소녀가장 제자의 대한민국인재상 수상

‘대한민국인재상’은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상이다. 전국적으로 고등학생 60명, 대학생 40명 등 총 100명의 대한민국 젊은 인재를 뽑아 대통령 명의의 상장과 메달, 장학금 300만 원씩을 수여하고 있다.
 
필자가 지도, 추천하여 수상까지 하게된 제자는 소녀가장이다. 제자의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 부모가 버린 아이를 국가가 보살피고 끌어안은 것이라 할 수 있다. 3년 동안 글쓰기 지도교사로서 그 추천이 헛되지 않아 감회와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제자는 3년 동안 수많은 수상외에도 시집을 펴냈다. 지난 해 8월 출간된 여고생 시집 ‘고백’은 장안의 화제였다. 시집 ‘고백’엔 제자가 1학년 때부터 쓴 86편의 시가 실려 있다. 필자가 알고 있기론 여고생이 시집을 펴낸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아마 세상의 화제가 된 건 그래서일 것이다.
 
꼭 화제가 된 만큼은 아니지만, 우선 시집을 받아본 소속 학교 선생님들의 놀라움과 함께 격려가 줄을 이었다. 교장, 담임 각 5만 원을 비롯 63명의 선생님이 73만 5천 원의 후원금을 모아 학생을 격려했다. 이런저런 기간제 교사까지 80여 명의 교직원이니 일부 선생님이 빠진 결과라 좀 아쉽긴 하다. 
 
여고생 시집 ‘고백’ 발간 소식은 언론에서도 제법 요란벅적지근하게 보도되었다. 특히 케이블 금강방송에선 아나운서가 카메라 기자와 함께 학교에 와 학생을 취재했다. 당연한 일인데, 특기할 것이 있다. 나중 학생에게 들어보니 일금 1만 원을 주고 갔다는 것이다. 취재차 필요한 시집을 서점에서 구입하듯 사서 본 셈이다. 
 
전주 MBC '생방송 뷰' 진행자인 아나운서와 작가도 방송용 시집을 직접 샀다고 들었다. 총 39권의 책을 출간하는 동안 이런저런 방송에 출연해왔지만, 필자는 그런 사례를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그뿐이 아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시집 100권을 구입했다. 국무총리실 어느 비서관이 학생에게 전할 걸어 그런 사실을 알려와 알게 된 일이다. 소녀가장 학생의 시집 ‘고백’을 지인들에게 선물해 읽게 한다는 얘기였다.
 
선출직 공직자도 아니고, 국무총리의 그런 ‘선행’이 놀랍고 고마울 뿐이다. 한편 고교생 자녀를 둔 대전의 어느 40대 아줌마는 격려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시내와 경남 창원이라며 시집 구입을 전화로 문의해온 분들도 있었다. 
 
소녀가장이기도 한 제자에게 시를 비롯한 글은 세상을 지탱해나가는 버팀목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소녀가장이 한둘일까만, 제자는 악덕환경을 꿋꿋하게 버티고 당당하게 이겨냈다. 도전과 열정으로 꿈과 끼를 성취해낸 것이다. 
 
적극적으로 나서 ‘대한민국인재상’ 후보로 추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본선 합쳐 6대 1쯤 되는 경쟁률이었지만, 필자는 지도교사로서 반드시 뽑힐 것이라 확신했다. 제자는 필자의 확신대로 ‘2013대한민국인재상’ 수상자가 되었다. 
 
그것이 어찌 그 학생만의 기쁜 일이겠는가? 여고생 시집 ‘고백’에 대한 화제와 관심, 후원과 격려는 학교, 나아가 우리 모두의 기쁜 일이다. 그런 제자의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은 특성화고 학생의 자부심을 한껏 고취시킴과 동시 건강한 한국 사회임을 알린 쾌거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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