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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 요즘 참 답답하시지요

교원들이 요즘처럼 불안한 시기는 일찍이 없었다. 누구하나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도 없다. 그 놈의 ‘공무원연금 개혁’ 소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SNS를 타고 전해온다. 이전 저런 이야기들로 다시 마음을 안절부절하게 한다. 이젠 안절부절을 넘어 불안해지기까지 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더 옳고 더 현명한지가 그것이 문제다. 이러한 마음들은 고경력을 가진 교원들의 요즘 고민이다.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발뺌하고, 공무원 노조에서는 예상협상안이라고 하고, 한국교총에서는 ‘괴담’이라고까지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모르겠고 혼란과 불안을 시간이 갈수록 더 다급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혹자는 공무원연금을 뭐 그리 고민하느냐고 다소 느긋한 태도로 바라보는 이도 있지만 퇴직 후엔 별다른 수입원 없이 오직 달랑 연금만 바라보고 살아야할 처지에 놓인 교원들은 더 애착이 간다. 생각해 보면, 일생을 천직으로 알고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만 매달려 왔는데 이제 와서 뜸금없이 이렇게 개악한다고 하니 한편으로 서럽고 슬픈 마음이 든다.

아무리 교육이 변하고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들 하지만 이렇게 교원들을 냉대하는 현실이 더 미워지고 가슴 시린 것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시대에 교직이 좋아 선택한 일이지만 이젠 혼풍은커녕 시베리아의 찬바람만 휑하고 부는 우리 교육의 현실이 더 밉고 더 서러운 것이다.

때론 명퇴고 뭐고 그냥 미련 없이 교단을 떠났으면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이다. 교육자의 사명감, 교육열정, 그리고 교원의 책무감 따위도 모두 훌훌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홀연히 돌아가고 쉽다. 내가 꼭 하고 싶고 살고 싶어하는 삶을 말이다. 이젠 교육자라고 누구하나 우러러봐줄 사람도, 제자도 없다. 심지어 제자가 교사를 고발하고 폭행까지 일삼고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이러한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교사들의 대대적 명퇴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연금법 개정에 따른 연금 삭감 움직임이 도화선이 되었고, 여기에 진보 교육감이 대거 선출되면서 물갈이 인사 가능성까지 제기돼 교사들의 '탈출 러시'가 가속화 되고 있는 것이다.

교직이 보람과 긍지라는 생각도 이젠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다가올 교육은 보다 희망적이어야 하는데 지금보다 더 암울하니 걱정이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에 더 이상 자신과 용기가 없는 것이 요즘 우리들의 심정이다. 믿었던 정부도 그렇고, 교육수장인 교육감도 진보와 보수에 갖혀 자신이 원하는 교육이 아니면 모두 나쁜 교육, 퇴보한 교육, 낡은 학교, 진부한 학교로 몰아가는 정책들이 우리를 더 짜증나게 하고 있다.

교육은 높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교육자다운 생각을 교육적으로 가르치고 교육해야 한다. 그러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우리 현실이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 교육에 다시 따스한 봄날이 왔으면 좋겠다. 마음껏 아이들을 자유롭게 가르칠 수 있는 행복한 날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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