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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소녀가장 제자의 '미래인재상' 수상

“순전 선생님 덕분이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전라북도인재육성재단의 ‘미래인재상’ 수상자 발표가 있던 날 이제 대학생이 된 제자가 전화에서 한 말이다. 문화⦁예술분야 ‘미래인재상’ 수상자가 된 제자의 그 말은 그냥 인사치레가 아니다. 필자가 ‘미래인재상’이 있는 줄 전혀 모른 제자에게 안내하고 추천해준 결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추천서에 이렇게 썼다.
 
“변아림은 소녀가장이지만, 꿈과 끼를 살려 지혜와 열정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학생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변아림은 고등학교 시절 도내는 물론 전국대회에서 발군의 글쓰기 실력으로 ‘유명 학생’이 되었습니다. 학교는 물론 고향의 명예를 널리 떨쳐 꿈과 끼를 살려 지혜와 열정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예술분야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이를테면 변아림 학생이 세상을 저주하거나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밝게 살 수 있는 원천이요 원동력인 셈입니다. 변아림 학생의 3년간의 수상 내역을 셈해 보니 시⦁산문 합쳐 모두 31회(교외 23, 교내 8)입니다. 꿈과 끼를 살려 지혜와 열정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글쓰기를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한 학생이 변아림인 것입니다.
 
나아가 변아림 학생은 글쓰기로 받은 수많은 수상, 시집 ‘고백’ 발간 등으로 대통령상인 ‘대한민국인재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에 군산여상 지도교사로서 변아림 학생을 ‘전북미래인재상’에 추천합니다.” 
 
그렇다. 변아림은 필자가 5년간 근무했던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1학년때부터 3년간 글쓰기를 지도한 제자이다. 3년 내내 지속적으로 지도받은 학생도 없었지 싶은데, 변아림인 달랐다. 온갖 핀잔 등 제법 혹독한 필자의 지도방식을 극복해냈다. 
 
한편 필자가 지도·추천, ‘미래인재상’을 수상한 제자는 소녀가장이다. 본인은 있는지조차 모른 ‘미래인재상’을 적극적으로 나서 추천해준 것은 그래서이기도 하다. 상금 500만 원은 기초수급자 소녀가장 제자에겐 그야말로 엄청난 거금인 것이다. 
 
제자의 ‘미래인재상’ 수상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 부모가 버린 아이를 지자체가 보살피고 끌어안은 것이라 할 수 있다. 3년 동안 글쓰기 지도교사로서 그 추천이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에 이어 헛되지 않게돼 감회와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제자는 3년 동안 수많은 수상외에도 시집을 펴냈다. 변아림이 1학년때부터 3학년까지 쓴 86편의 시와 발문으로 이루어진 여고생 시집 ‘고백’은 신문과 방송소개 등 나름 장안의 화제였다. 일례로 정홍원 국무총리가 개인적으로 100권을 구입, 지인들에게 선물했을 정도였으니까! 
 
필자가 지도교사로서 여고생 시집을 기획, 출판한 것은 말할 나위 없이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다. 우선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학생으로서 싫어도 맛보게 되는 기본적 열패감을 분쇄하거나 만회시켜주기 위해서였다. 특목고나 일반고 학생 누구도 감히 할 수 없는 ‘여고생 시집’을 펴냄으로써 자부심과 성취감을 심어주려 한 것이다.
 
여고생 시집을 기획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취업이 대세인 여상에서 대학의 문예창작과로 진로를 정한 학생의 결단과 용기 때문이다. 사실 발군의 글 솜씨를 지닌 여상 제자들은 가정형편상 졸업과 동시 거의 취업전선으로 내몰리다시피 했다.
 
그럴망정 변아림은 어엿한 대학생으로서 ‘미래인재상’ 수상자가 되었다. 필자의 지도가 거기까지임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공은 대학으로 넘어갔다. 신춘문예 당선이나 유력잡지 추천 등 본인의 노력이 배가되어야겠지만, 그에 걸맞는 대학 교수들의 가열찬 지도 편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도교사로서 국가(대한민국인재상)나 지자체(미래인재상)에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다. 그런 수상은 소녀가장 제자가 앞으로 살아나갈 인생에서 긍정적 세계관을 더욱 심화시켜주고, 남에게 자기것을 베풀 줄 아는 봉사정신 함양 등 큰 힘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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