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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강원도 고교 평준화 ‘선 희망 후 추첨제’ 아직은 시기상조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평준화 정책이 필요한 때

강원도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선 희망 후 추첨제’ 도입이라는 도교육청의 섣부른 의제에 일선학교가 술렁이고 있다. 아직 교육현안에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재해있거늘 이 문제를 들춰내는 도교육청의 의도를 모르겠다. 한편으론 괜히 긁어 부스럼만 내는 꼴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선 희망 후 추첨제’ 도입을 앞두고 학부모와 학생 나아가 교사들 사이 의견 또한 분분하다.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시행 결과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아이들에게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평준화 1세대인 현행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대학 입시의 결과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벌써부터 ‘선 희망 후 추첨제’를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은 분명하다.

자칫 잘못하면 ‘선 희망 후 추첨제’ 도입은 일선학교에 혼선만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각자의 입장에서 이 제도에 대한 장·단점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 반영하여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이 누구인지를 한번쯤은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학부모는 평준화가 시행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평준화 ‘선 희망 후 추첨제’를 운운하는 그 자체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선 희망 후 추첨제’ 도입으로 발생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고교서열화이다. 평준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에게 고교 선택권을 준다면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평준화 실시 이전 처럼 명문고를 지원하는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뻔한 이치이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비선호하는 고등학교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강원도 3개 지역(강릉, 춘천, 원주)의 평준화 시행 2년이 지난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원거리 교통해소라고 생각한다. 원활한 교통편이 마련되지 않아 주소지에서 멀리 떨어진 고교에 배정된 학생들의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웬만하면 성적이 아닌 ‘주소지 우선 배정 원칙’을 정해 학생들이 등·하교 하는데 불편함을 최소화 시킬 필요가 있다.

평준화 ‘선 희망 후 추첨제’도입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 보았다. 아이들 대부분은 ‘선 희망 후 추첨제’ 도입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본인들이 평준화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선 희망 후 추첨제’ 도입을 원천봉쇄(源泉封鎖) 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고등학교 입시경쟁의 완화,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 학교 서열화 방지,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 등의 취지로 시작된 강원도 고교 평준화가 완전히 정착될 때까지 도교육청은 귀를 활짝 열어놓고 어떤 여론도 수용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일선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평준화 시행 이후의 문제점을 직접 들어보고 거기에 따른 개선책을 도교육청에 건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선 희망 후 추첨제’의 도입으로 평준화가 벌써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다면 여기에 대한 책임은 누가질 것이며 결국 그 피해자는 누가될 것인지 한번쯤 곱씹어 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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