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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장이 바쁜 이유

학교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은 당연히 교사들이다. 여기에 교감, 교장도 바쁘기는 매한가지이다.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교감은 교감대로, 교장은 교장대로 바빠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다. 교장, 교감은 교사를 해봤으니, 객관적으로 교사가 바쁜지 교장, 교감이 더 바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교감, 교장을 안해 봤으니 교사보다 교장, 교감이 더 바쁜지 덜 바쁜지 알 길이 없다. 물론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가만 보면 교감, 교장도 바쁜 하루를 지내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교감은 공문접수해서 각 부서별로 배부 하는 것이 하루중 바쁜 일과에 해당되는 것 같다. 하루에 오는 공문이 생각보다 많다. 그 공문들을 꼼꼼히 체크하고 각 부서에 업무전달을 해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학교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안들을 정리하고, 해결해 주어야 하는 것도 교감의 몫이다. 교사들의 복무를 챙겨야 하는 것 역시 교감들의 몫이다.

이런 일들을 다 챙기려면 하루가 짧을 것이다. 물론 교감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경우의 이야기이다. 자기 자신의 업무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각 부서장에게 미뤄 버리는 교감들도 많다. 교감 자격이 없는 교감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개인차가 있기에 그나마 열심히 하는 교감들이 많은 것은 다횅스러운 일이다. 교감 발령 받자마자 교장 승진에만 매달리는 교감들도 허다하다. 학교일은 슬그머니 미루고 자신의 승진만을 위해 노력하는 교감들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이들은 교사들에게 신뢰를 잃을 뿐 아니라 나중에 교장이 되더라도 학교교육 발전에 이바지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미 교사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교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어렵다.

이야기가 잠시 빗나갔는데, 교감은 결재라인에 있다. 따라서 결재를 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물론 그냥 제목만 보고 결재해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감들은 꼼꼼히 살펴서 결재를 한다. 교감들도 많이 바빠 보인다. 그렇더라도 교사들보다는 그 강도가 덜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교사들은 수업하고 담임맡고, 보직까지 맡은 상황에서 업무처리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장이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의아하다. 외부의 인사들을 접촉하여 예산이라도 좀 확보하려 노력하는 교장들은 그나마 이해가 간다. 퇴근 후에도 학교의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장실만 지키는 교장들은 왜 바쁜지 교사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특별히 바쁠 일이 없음에도 바쁘다고 한다. 왜 그럴까.

교장들이 바쁜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필자의 입장에서 볼때 교장들이 바쁜 이유는 결재 때문이다. 교장실에 더러 들르게 되면 교장선생님은 항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결재를 해도 해도 밀려 있다고 한다. 한 두시간만 지나면 또 밀린다고 한다. 그러니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재하는 시간 외에는 학교일을 챙겨야 하니 바쁜 것이다.

학교에서는 사무전결규정이라는 것이 있다. 교감 전결로 끝내거나 해당부서의 부서장에서 끝나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교장까지 결재를 받는다. 왜 그럴까.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교장까지 결재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 중요한 것들은 대략 성적이나 예산관련 결재다. 성적, 예산관련 결재가 생각보다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예산을 지출하는 경우는 반드시 교장이 결재를 해야 한다고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교장을 안해본 필자는 매우 의아하다.

일단 전결권을 부여했다는 것은 교장이 직접 결재를 하지 않아도 최종 책임을 교장이 진다는 뜻이다. 교장이 결재를 안한다고 해서 책임이 없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의 최종책임은 교장이다. 교감이 '내가 책임진다'고 큰소리를 쳤어도 일이 잘못되면 최종책임은 교장이 져야 한다. 교감은 책임질 권한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전결권을 대폭 확대한다면 교장의 바쁜일은 훨씬더 줄어들 것이다.

교장들은 전결권을 확대하면 교장이 학교 돌아가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안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전결권을 줬다고 해서 교장이 모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전결권을 줬지만 어떤일이 어떻게 결재를 받아서 이루어 지는지 전자문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전자문서를 보지 않더라도 교감이 수시로 교장에게 중요한 것을 보고하면 된다.

교감이 전결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신이 결재한 후 교장에게 보고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학교는 질서가 없는 학교인 것이다. 교감이 할일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수시로 교장에게 보고를 하여 학교장이 학교를 파악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교감이 결재했다고 해서 그대로 끝낸다면 학교가 어떻게 되겠는가. 교감이 역할을 제대로 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교장들이 전결권을 교감에게 더 많이 준다면 교장 본연의 업무에 충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교장이 매일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결재만 한다는 것은 교육력 손실이다. 교장의 업무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전결권을 대폭 확대한다면 훨씬 더 효율적인 교육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결권은 단위학교에서 특성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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