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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응모자 희롱하는 현진건문학상공모전

며칠 전 현진건문학상시상식 안내장을 우편으로 받았다. 현진건문학상운영위원회가 주최하고, 대구소설가협회가 주관한 ‘2014현진건문학상공모전’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 안내였다. 시상식 전 현진건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 애니메이션 상영 안내도 첨부되었다.

‘2014현진건문학상공모전’은 제6회현진건문학상, 제2회현진건소설문학독후감, 제3회현진건청소년문학상 등 3개 분야에 걸쳐 지난 9월 19일과 9월 12일 각각 응모작품을 마감했다. 30년 가까이 고교의 문예지도 교사이지만, 이번엔 마침 ‘운수 좋은 날’도 가르치게 돼 직접 응모한 터수였다.

그런데 예고된 10월 중순 수상자 발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최측 홈페이지를 여러 차례 방문하고, 전화문의까지 해도 수상 여부를 알 수 없었다. 답답하고 궁금해하던 중 불쑥 시상식 안내장을 받게된 것이다. 안내장 수취로만 보면 영락없이 공모전 수상자이지만, 그러나 시상식 팸플릿에 내 이름은 없었다.

그러니까 낙선한 응모자들에게도 시상식 안내장을 보낸 것이다. 30년 가까이 백일장이며 공모전에 학생 지도 등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온 나로선 그런 후안무치한 대회 운영은 난생 처음 겪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문학한다는 사람들의 정서가 그 모양이라 더욱 한심스럽고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낙선자들에게 시상식 안내장을 보내려거든 적어도 심심한 위로 인사와 함께 하는 것이 상식이고 예의 아닌가? 사람을 희롱하는 것도 아니겠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낙선자들에게까지 시상식 안내장을 보냈는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되지 않는다.

그런 일을 직접 당한 학생들이나 성인 낙선자들이 공모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지는 자명하다. 그들이 나처럼 결코 좋지않은 감정을 갖게 된다면 결국 공모전 앞에 붙은 문인 ‘현진건’을 욕보이는 셈이 되고마는 것임을 모른단 말인가!

문인 추모사업은 지자체 등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자체가 국민의 세금인 예산을 지원해주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문인 추모 행사를 통해 지역 홍보와 함께 폭넓은 문화향수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들은 그 점을 깊이 명심하여 추모 문인을 욕보이는 각종 행태를 시급히 청산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이야길 공개하는 것은, 응당 내년부터라도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해 응모자 희롱하는 공모전이 되어선 안 되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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