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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겉으론 반대, 속으론 찬성

'겉으로는 절대반대, 속으로는 찬성' 요즈음 교사들의 생각이다. 9시등교제 이야기나고요? 아닙니다. 단기방학에 대한 이야기냐고요? 그것도 아닙니다. 이제 남은 이슈는 두 세가지로 압축됩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개악이므로 모두다 반대할 것이고, 그렇다면 9월 학기제? 이것도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시행할려면 돈도 많이 들고 혼란도 많다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겠느냐가 전반적인 생각이지요.

그럼 무엇일까요. 딱 하나 남은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교장 교감의 수업 문제입니다. 교장 교감을 해보지 않았으니 수업을 하는 것이 맞는지 안하는 것이 맞는지 헷갈리게 되지요. 요즘 교사들의 정서는 '겉으론 반대, 속으로는 찬성'입니다. 이제는 교장 교감들이 뭔가를 보여줘야 할때라고 합니다. 그것이 곧 수업이지요. 선생님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일면 이해가 갑니다.

교사만 하다가 교장 교감이 되었다면 그래도 수업에 대해서 어느정도 달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승진에만 매달리다가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업을 잘 하는 달인이 된 후 승진한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수업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해야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는지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솔직히 필자도 이런 부분 공감합니다.

문제는 교직경력 10-15년 쌓은후 교육전문직으로 나갔다가 교장 교감이 된 경우입니다. 교사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과 예전에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 교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짧은 교직경력을 뒤로하고 전문직으로 진출했다가 교감하고 교육청에 잠시 들어갔다가 다시 교장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수업 전문성에서는 교사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수업장학활동을 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각 학교에서 교장 교감이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수업장학활동입니다.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하면 교사들은 시큰둥합니다. 그들이 교사시절에 어떻게 했었는지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렇지 않은 교장 교감들이 더 많지만 솔직히 그런 교장 교감들도 다수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부장교사 1-2년 한 경우도 있습니다. 보직을 많이 맡지 않고 바로 교육전문직으로 진출해서 교장이 되었음에도 교사들에게 장학활동을 하는 부분에 대해 교사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겉으로는 반대하지만 속으로는 찬성하는 교사들이 많습니다. 교장은 몰라도 교감은 최소한 수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교감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이야기하는 교사들 많습니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 보면 교장은 학교의 최고경영자 입니다. 최고 경영자가 수업에 투입되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교경영관련 업무는 당연히 소홀해 지게 됩니다. 학교에서 수업많은 교사들이 수업에 쫏기면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교사들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수업부담이 적다면 행정업무 처리에 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교장은 고유의 업무가 있게 마련입니다. 결재만 하는데도 하루중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물론 많은 수업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적은 수업을 하건 많은 수업을 하건 준비하는데 또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업준비부터 실행까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그러다 보면 교장의 본래 업무인 학교경영에 펑크가 날 수도 있겠지요. 교장이 수업을 하면 어렵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이유가 궁해 보이기도 하지만 교장을 안해본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하나 어찌됐건 교장은 교사와는 직위가 다릅니다. 기업체에서 CEO에게 생산라인 가서 하루 몇시간씩 일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그렇게 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최소한 교장 만큼은 수업을 맡기지 않도록 교사들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교장들도 실제로 수업을 안하더라도 생각을 바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 반성을 해야 하겠지요.

그러나 교사들이 앞서서 교장이 수업해야 한다고 나서지는 말아 주십시오. 학교에서 문제 발생하면 좋든 싫든 교장이 책임지잖아요. 무슨 책임을 지느냐고 할 지 모르지만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최종 책임자는 교장입니다. 무슨일이든 책임을 진다는 것 자체가 교장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까요. 그런 교장들을 교사들이 수업하라고 등 떠밀면 학교가 어떻게 될까요. 교사와 교장으로 나누면 나누어지지만 교원으로 묶으면 다 묶어집니다. 같은 교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때 입니다. '속으로도 반대 겉으로도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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