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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독서 교육의 방향 전환이 필요

21세기는 지식 정보화 사회이다. 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교의 역할도 바꿔야 한다. 과거처럼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가르쳐서는 곤란하다. 학생들 자신의 목적과 상황에 필요한 독서 자료를 찾아서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독서는 지식과 정보를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효율적인 방법이다. 독서는 지식과 정보 축적을 위한 것이며 동시에 21세기 생존을 위한 생활 수단이다.

이런 상황에도 우리 학교 현장에서는 독서 교육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독서 교육의 중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정작 체계적인 지도가 없다. 2000년대 들어와 학교는 도서관을 짓고, 장서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독서 교육을 하는 사서교사가 없는 곳이 많다. 학교 도서관은 고작 책만 대여해 주고 있다. 동네 책 대여점과 다를 것이 없다.

그동안 학교 현장의 독서 교육은 주로 국어 교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기본적인 읽기, 쓰기, 내용 이해 등 자기 생각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국어 교과는 독서를 위한 기초가 된다. 하지만 국어 교육에서 독서 교육은 문학 교육으로 치중되기 쉽다. 물론 문학 교육이 궁극적으로 인간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독서 교육의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문학 작품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독서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문학이 독서 자료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이용자의 정보 요구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따라서 철학, 종교, 사회, 과학, 역사 등 다방면에 걸친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 독서 교육에 대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이 학습 독서(reading to learn) 교육이다. 학습 독서는 교과 학습을 직접 혹은 간접으로 원조해 줄 수 있는 독서법이다. 학습 독서는 글을 읽고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학습으로,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활동이다. 일반적으로 이를 교과학습을 위한 독서라고 부른다. 이 방법은 핵심적인 개념을 나름대로 재구성하도록 도와줘 학습 능력을 신장시켜 준다.

최근 대학 입시에서도 학습 독서 교육이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6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전체 정원의 67%를 수시로 선발한다. 이 중에 학생부 종합 전형 등에는 학생부의 반영 비중이 크다. 학생부에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교과 담임 선생님이 독서 상황을 기록할 수 있다. 여기에 기록된 교과별 독서 내용이 학생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고, 학생 간 차별성을 평가할 수 있어 전형 자료에 중요하게 사용한다.

청소년들에게 독서는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게 해서 지적 영역을 확장해 주기도 하지만, 올바른 삶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정신적 행위이다. 독서는 정서적으로 심신의 안정을 주는 활동으로 인성을 바르게 한다. 학생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정서 순화와 가치관 확립 등 인격 형성을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인성교육진흥법 통과로 학교에서 인성 교육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독서 교육이 곧 최고의 인성 교육이다.

교과 담임의 취향에 따라 수업과 독서를 연관하는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교과 지식을 풍부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선생님이 있다. 학교도 독서 능력을 키우고, 인격 형성을 완성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는 대학 입시 준비 등으로 체계적인 지도 프로그램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 학년별, 교과별, 분야별로 권장 도서 목록을 안내하고 읽게 하지만 방치되는 측면이 있다. 독서 교육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사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교사들을 위한 독서 교육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 연수에 교사들은 반드시 참여해 전문성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교과 담당 교사로서 독서에 관한 기초적인 이론부터 심층적인 지도 이론을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과 학습과 관련된 효과적인 독서 교육을 계획하고 실천한 후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성장기 학생들의 독서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교사의 적극적인 지도가 부족하거나 독서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독서 능력 발달이 지체된다. 학교에서는 독서 교육을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핵심적인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학교 현장의 독서 교육은 교과학습과 연계하여 창의적 학습능력을 신장하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육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정보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독서, 문제 해결을 위한 독서, 생존과 생활을 위한 독서가 중요한 영역이다. 독서를 통해 정서를 순화하고, 가치관을 바르게 만들어가는 교육은 성적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꾸준한 독서 지도는 학생들의 진로 지도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진로 교육이 향후 미래를 살아갈 방향이라면, 독서 교육은 향후 미래를 살아갈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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