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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내가 13개 신문을 보는 것은

“그깟 신문은 봐서 뭐하냐?”
 
고향 마을에 사는 외삼촌이 어느 해 추석 시니컬한 어조로 내게 한 말이다. 실제로 외삼촌은 어느 신문도 구독하고 있지 않지만, 나는 다르다. 중앙지(스포츠신문 포함) 8개, 지방지 5개 등 13개의 신문을 정기 구독하고 있다. 얼마 전 중지시킨 중앙지 2개와 지방지 2개를 합치면 17개 신문을 정기 구독했었다. 
 
13개 신문의 굵은 글씨 제목만을 대략 훑어보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따라서 저녁식사 후 그 신문들을 일별하면서 필요하다 싶은 내용은 따로 챙겨둔다. 뉴스를 볼 시간이 다가와서다. TV 뉴스가 끝나면 비로소 본격적으로 정독에 들어가는 것이 나의 신문보기 습관이다.
 
내가 남들이 다 놀랄 정도로 13개 신문을 가정에서 정기 구독해 보는 것은, 물론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다. 정치나 사회면도 그렇지만 특히 문화나 교육 분야 기사들이 칼럼 등 글을 쓸 때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터넷 세상이라지만 내게 그것은 딴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신문 스크랩 활용만큼 편하지 않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고등학교 교사인 나는 수업외 학교신문 제작지도를 하고 있다. 벌써 14년째 여러 학교에서 1년에 4번(계간) 올컬러의 타블로이드판 학교신문을 발행(물론 발행인은 교장이다.)했거나 하고 있다. 새삼스런 얘기지만, 신문기사는 사건⋅사고 현장의 직접 취재로 이루어진다. 학교신문도 크게 예외가 아니다. 
 
학생기자들이 취재한 내용은 즉시 기사로 작성하게 한다. 기사문이라 하면 흔히 보도에 관계되는 글만을 가리키는 것이 보통이다. 다른 글에 비해 간결하고 정확한 표현이 되도록 지도하고 있는 이유이다. 또한 학생 독자들의 쉽고 빠른 이해를 위해 평범한 단어의 문장으로 쓰도록 지도한다.
  
기사문이 간결해야 하는 것은 장황한 설명이나 현란한 수식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지면이 제한되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신문기사는 사실을 사실 그대로 알리는 것이 목적인 글이어서다. 또한 기사문은 사실을 전하는 글이므로 일체의 감정이나 느낌, 주장이나 의견 없이 객관적으로 쓰도록 지도한다.
  
잠깐, 학생기자들을 지도하여 발행하는 학교신문 이야기를 했다. 이를테면 학교신문에 기업동향 등 취업과 대입 관련 기사를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전하기 위해 나의 많은 신문 보기는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다시 말해 학교신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짜’ 신문을 많이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끔 신문에 대한 실망감이 밀려온다. 내가 사는 지역의 지방신문들과 스포츠신문이 토요일자를 발행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뿐이 아니다. 가령 어떤 지방지는 5월 5일 어린이날외에도 그 앞뒤까지 모든 신문사가 다 발행하는 날에도 쉰다.  
 
토요일자 휴간은 신선한 뉴스는커녕 그나마 있는 독자들의 외면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미 지역방송이나 중앙지들에 의해 보도된 묵은 기사를 일부러 찾아볼 독자는 없을테니까. 그럴망정 나의 많은 신문 보기는 계속될 것이다. 신문시장의 활성화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또 다른 바람과 함께.  
 
신문 매체의 특성상 방송의 속보성을 따라 잡을 수는 없다. 대신 신문은 방송의 단편⋅피상적 보도를 보다 심층적이면서도 자세하게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만 열면 인터넷 세상이라 말들 하지만 인쇄매체인 신문이 건재한 건 그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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