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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답이 나왔는데 왜 문제를 못 풀을까

지금은 자율형공립고등학교로 통합이 되었지만 수년전에 개방형자율학교라는 것이 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교장을 공모로 뽑았고 학급당 학생수를 30명으로 제한했다. 교사들도 전원 초빙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울에도 2개교가 있었다. 물론 시범운영이긴 했어도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수업분위기가 좋다고 입소문이 퍼져 인근의 학생들이 많이 지원했었다. 여기에 학교장과 교사들의 열정으로 해당학교에 진학열기가 높았었다. 일단 성공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본다.

이런 경우는 또 있다. 필자가 3학년 담임을 할때마다 가장 골치아팠던 것은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어떻게 고등학교에 진학시키느냐였다. 역시 수년전에는 실업계고등학교라고 해서 공고와 상고가 많았었다.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갈 수 있는 학교로 인식되어 있었다. 물론 일부 우수한 학생들만 갈 수 있는 학교도 있었지만 대부분 학교들은 그렇지 않았었다. 인문계고등학교를 진학하려는 경향이 강한때였다. 성적이 안되는 학생들은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 당시 서울에서 좋다고 소문난 공업고등학교 교감선생님이 중 3담임 연수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없어서 수업시간에 제대로 알아듣는 학생들이 없다. 제발 공부 잘하는 학생들좀 보내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정책적인 지원을 해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들 학교중 상당수의 학교를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하면서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다. 그후 지금은 어떤가. 실업계 고등 학교들 중 많은 학교들이 특성화고등학교로 전환되었다. 당연히 예산지원도 많아졌다. 지금은 도리어 특성화고등학교 진학이 어려워졌다. 전문계 고등학교도 쉽게 진학하기 어렵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특성화고가 성공을 거둔 것은 파격적인 학급당 인원축소다. 50여명에서 35명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교육여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이다. 학급당 인원수를 줄이자 갑자기 정원이 쉽게 채워졌다. 이전에는 대거 미달사태를 빚었던 학교들이 하루아침에 정원을 넘기는 사례가 속출했던 것이다. 학급당 인원이 적어지니 당장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었다.

교사들은 이야기한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학급당 인원수 축소라고. 학급수를 줄이지 말고 학급당 인원을 줄인다면 지금보다 훨씬더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당연히 대폭적인 교원수 감축이 중단되어야 한다. 서울의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처음 시작할때 학급당 인원을 30명으로 출발했다. 다른 학교는 35명정도일때 였기 때문에 파격적인 인원축소였다.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그 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의 수업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앞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결단이 필요하다. 교사들은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만이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답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는 단순히 학급수만 계산하여 교원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명확한 답이 있음에도 교육여건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메르스 파문으로 학교에 체온계 등을 지급하는 것을 보고 예산부족을 공감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한다.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을 교육과정 내에 편입하면서 유독 스포츠 강사들의 수당을 다른 강사들의 2배 가까이 지급하면서도 학급당 인원 감축에는 인색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교원수급 자체가 많은 예산이 필요함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여력이 있다면 지금이 교육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것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의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 교육여건 개선은 묘연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산투입없는 정책은 아무리 추진해도 효과를 얻어내기 어렵다. 교원들에게 효과없는 정책을 따르도록 새로운 업무를 만드는 것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우선이다. 따라서 모두가 원하는 여건개선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답이 있는데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그 교육은 실패한 교육이 되는 것이다. 결단을 내려야 할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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