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맑음동두천 10.6℃
  • 맑음강릉 14.7℃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6℃
  • 맑음대구 14.2℃
  • 맑음울산 11.6℃
  • 맑음광주 15.1℃
  • 맑음부산 17.6℃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9.1℃
  • 맑음강화 11.3℃
  • 맑음보은 10.9℃
  • 맑음금산 12.4℃
  • 맑음강진군 14.5℃
  • 맑음경주시 10.4℃
  • 맑음거제 16.4℃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문화·탐방

프랜차이즈 영화 '쥬라기 월드'

‘쥬라기 공원’이 개봉한 건 1993년이다. 나는 그때만 해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거의 보지 않았다. 1992년 첫 평론집 ‘우리영화 좀 봅시다’를 펴낸 이래 몸소 실천하고 있던 셈이랄까. 나는 뭐 그런 영화평론가였다. 이후 상재한 평론집이 ‘한국영화 씹어먹기’⋅‘한국영화 산책’⋅‘한국영화를 위함’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 4권의 평론집을 펴낸 건 1990년대이다. 그러니까 1990년대에 펴낸 4권의 평론집은 한국영화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국영화의 고사(枯死)라는 악덕환경에서 국수주의자를 자처했으면서도 더러 본 미국영화들이 있다. ‘쥬라기 공원’도 그중 하나이다. 1992년 개봉작 ‘원초적 본능’도 있다.

더러 그런 영화를 본 건 ‘장안의 화제’를 몰고온 위세 때문이라고 해야 옳다. 지금의 CGV 전주관으로 바뀐 피카디리 극장에서 본 ‘쥬라기 공원’은 한 마디로 경악 그 자체였다. 그게 세계 공통이었을까, 40대 후반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쥬라기 공원’은 8억 197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쥬라기 공원’이 다시 돌아왔다. ‘쥬라기 월드’(감독 콜린 트레보로)가 그것이다. 물론 1997년과 2001년 ‘쥬라기 공원’ 2, 3편이 각각 개봉되었다. 한국일보(2015.6.20)에 따르면 2편 6억 1,430만 달러, 3편은 3억 6,200만 달러 등 1편에 비해 흥행성적이 곤두박질쳤다.

4편격인 ‘쥬라기 월드’가 돌아오는데 14년이나 걸린 것은 그 때문이지 싶다. 프랜차이즈 영화(과거 히트작 가운데 좋은 평가를 받아 속편 제작이 가능한 영화)로 돌아온 ‘쥬라기 월드’는 6월 11일 개봉했다. 메르스 여파로 발길이 뚝 끊긴 극장가에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개봉 첫 주 4일 만에 180만 8955명을 돌파했다.

앞의 한국일보에 따르면 ‘쥬라기 월드’는 개봉 첫 주말 전세계적으로 5억 1,180만 달러(약 5,600억)를 벌어들였다.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이다. 중국시장에서 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북미지역으로만 한정하면 2억 459만 6,380달러(약 2,279억 원)로 2억 7000만 달러의 ‘어벤져스’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쥬라기 월드’는 국내에서도 흥행 성공했다. 7월 28일 기준 관객 수는 554만 5151명이다. 초반 기세에 비하면 좀 의아한 스코어이지만, 600만 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평해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 연이어 개봉된 신작 영화들에게 밀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싱겁게 끝나버리는 허망함은 ‘쥬라기 월드’의 최대 약점이다. 어떻게 수습할지 대책도 없이 공룡들만 마구 풀어 놓은 ‘케세라세라’라 할까. 그것도 칩을 떼어내고, 위장술까지 쓰는 영악한 공룡 ‘인도마누스 렉스’와 오웬(크리스 프랫)에게 조련되던 ‘랩터’들의 박 터지는 혈투라니!

“만들었다고 소유권이 있는 건 아니죠”라며 통제 불능의 공룡들 난장판을 암시하지만, 렉스가 죽은 것도 아닌 가운데 ‘상황 끝’이 너무 싱겁고 나아가 허망한 것이다. 꼬마(그레이)의 “이빨이 더 많은 공룡” 운운하는 말에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또 다른 거구 공룡을 불러내 렉스와 싸우게 한 일종의 이이제이도 웃어야 할지 난감하다.

또 의아스러운 것은 테마파크 관리자의 직업 윤리부재이다. “인생은 통제가 안된다는 걸 인정해야 행복해진다”는 회장은 무면허 헬기운전하다 죽어버린다. 이로 인해 익룡떼가 한바탕 난장을 친다. 테마파크 경영책임자 클레어는 2만 명이 넘는 관람객 안전보다 조카들 구하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냥 오락영화로만 보면 ‘쥬라기 월드’는 결코 본전 생각을 나지 않게하는 영화이다. 무엇보다도 어떻게 찍었는지부터가 감탄거리다. 정신 쏙 빠지게 하는 액션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운전석 유리 깨며 공격하는 공룡, 익룡떼의 습격 등 억 소리가 절로 나오니 말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