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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정도전 인기보다 못한 류성룡, '징비록'

2014년 6월 29일 인기리에 막을 내린 KBS대하드라마 ‘정도전’ 이후 사극이 맥을 못추고 있다. 이미 방송된 SBS ‘비밀의 문- 의궤살인사건’, KBS ‘왕의 얼굴’과 ‘징비록’이 ‘정도전’만한 시청률(최고 시청률 19%)을 기록하지 못한 것. 현재 방송중인 MBC ‘화정’도 10% 이하의 대박과는 거리가 먼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비밀의 문- 의궤살인사건’과 ‘왕의 얼굴’에 대해선 이미 살펴본 바 있다. 각 24부작이란 호흡(길이)의 문제와 기본적으로 팩션이란 점에서 ‘징비록’과는 다르다. ‘징비록’은 KBS가 ‘정도전’ 후속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50부작 정통사극, ‘광복70년특별기획 대하드라마’이기 때문이다.

하긴 2015년 2월 14일 첫 방송의 ‘징비록’ 시청률은 10.5%였다. 제2의 “‘정도전’이 보인다”커니 “명품 대하드라마의 ‘대박 예감’” 같은 제목의 신문기사를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중앙일간지 등에서 ‘징비록’ ‘관련기사를 거의 내보내지 않은 가운데 출발한 첫 회 시청률이어서 그런 기사들은 그럴 듯했다.

그러나 8월 2일 막을 내린 ‘징비록’ 마지막회 시청률은 12.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다. 최고 13.8%까지 오른 적이 있지만, 10%를 웃도는 시청률이라 할 수 있다. 시청률 면에서 정도전 인기보다 못한 류성룡, 그리하여 빛바랜 광복70년특별기획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되고만 것이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식상함과 피로감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조연에 그쳤던 류성룡(김상중)을 주연으로 내세운 대하 드라마이면서도 연이은 선조와 광해군 등장이 그것이다. 요컨대 ‘왕의 얼굴’에 그려진 선조와 광해군 이미지가 채 사라지기도 전 ‘징비록’ 방송이 시작된 것.

그뿐이 아니다. 4월 13일 첫 방송된 MBC 50부작 ‘화정’도 30회까지 주인공은 광해군이었다. 수 개월 동안 같은 인물이지만 다르게 묘사되는 광해군을 지켜봐야 했다. 도대체 어느 광해군이 진짜일까 하는 고민의 해결책은 간단하다. 무슨 학술논문을 쓰려는 것도 아니고, 골치 아픈 것 그냥 안 보면 된다.

다음으로 ‘단순한 전쟁’과 복잡한 정치의 차이를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징비록’은 결코 단순한 전쟁만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다. 오히려 치열할 수 밖에 없는, 한편으로는 제작비가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전쟁장면은 생략한 경우가 많았다. 선조(김태우)와 대신들의 대화로 전쟁 상황이 치열하게 오갈 뿐이었다.

대신들간에는 동인⋅서인⋅남인⋅북인 등 당색의 정치가 그려지곤 했다. 끝무렵엔 아예 이름과 함께 ‘남인’ 등 자막을 넣기도 했다. 정치가 난무했는데도 ‘정도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걸 전쟁 탓으로 돌려야 하나. ‘임진왜란-피로 쓴 교훈’을 애써 대면치 않으려는 심리 때문이란 말인가?

분명한 한 가지는 있다. 힘이 없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란 사실이다. 왕후장상이 따로 있냐지만, 왕재(王材))가 엄연히 존재함도 확인되었다. 조선시대 최초의 서자출신 임금인 선조는 타이틀 류성룡의 존재감을 위해 너무 부정적으로 그려진게 아닌가, 왜군들을 하나같이 포악하거나 덜떨어진 인물들로 획일화시킨 것 아닌가, 뭐 그런 생각들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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