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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2학기, 9월부터 시작해야

교원 정기인사는 일 년에 두 차례 단행된다. 3월 1일자와 9월 1일자다. 이는 학기와 무관치 않다. ‘한 학년 동안을 학업의 필요에 의하여 구분한 기간’인 학기는 보통 3~8월의 1학기와 9~2월의 두 학기로 나뉜다. 대한민국에선 1961년 3월로 학년 시작이 바뀐 이래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지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날부터 2학기 시작으로 바뀌었다. 하긴 토요일 휴무와 함께 여름방학 일수는 상당량 줄어든 것이 초⋅중⋅고 모두의 학교현실이다. 이전에 비해 대략 10~12일쯤 여름방학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름만 해도 심지어 8월 17일 개학한 학교들이 수두룩했다. 메르스 여파로 일부 학교들이 휴업했지만, 9월 1일 개학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미 8월에 학생 출결부터 2학기 출석부를 사용하는 등 사실상 2학기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8월 2학기 시작은 문제가 있다. 학교에 적지 않은 혼란을 주고 있어서다. 가령 8월 31일자 퇴직 국어 교사의 경우를 보자. 그는 개학하자마자 2학기 책으로 수업을 해야 한다. 불과 10일 안팎이다. 그리고 그가 떠난 9월 1일부터는 전입한 후임 교사가 그 교과서로 이어서 하게 된다.

교사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학생들의 경우 혼란스럽다. 무슨 난리통에 임시로 하는 것도 아닌 수업인데, 2명의 교사가 나눠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교수 학습방식은 나이나 경력, 남성과 여성 등에 따라 교사들마다 다 다르다. 같은 단원이라도 수업의 기술적 방법에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그것을 겪게되는 학생들의 어리둥절함은 학습의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아예 수업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학생들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게 하는 건 좋은 교육이 아니다. 당연히 학생들은 그런 교육을 하는 학교도 친근감 있게 생각하지 않는다.

2학기 수업 맡기와 학사일정 등 교육과정에 9월 1일자 전입교사가 완전 배제되는 폐단도 있다. 3월 1일자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다고 해도 8월부터 2학기 시작이라면 9월 1일 부임하는 발령 교사들은 본의 아니게 뒷북을 치는 꼴이 된다. 부임때부터 왜 그런 교사가 되어야 하나.

방학중 준비하는 2학기가 미진하거나 부실할 수밖에 없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가령 개학 며칠 전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해야 하는 수업시간표 담당 교사는 방학중 나와 일해야 한다. 맡은 일이라 나오긴 하지만, 즐거운 마음이 아니기 십상이다. 또 여러 교사들의 의견수렴도 소홀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방학중 쉬는 꼴을 못봐 그런지 알 수 없지만, 2학기는 예전처럼 9월부터 시작해야 맞다. 8월 20일경 개학하는 학교라면 10여 일쯤 1학기 정리 및 2학기 준비기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서다. 하나의 교과서를 2명의 교사가 가르치는 혼란을 없애기 위해서다.

한 가지 의문은 학교들이 왜 그런 혼란을 자초하는가 하는 점이다. 8월 개학과 함께 2학기를 시작해야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무엇인지, 9~2월로 되어 있는 2학기를 무슨 근거로 8월로 앞당겨 실시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교육부나 교육청 지침에 의한 것인지, 의문은 더욱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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