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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추석 TV, 빛난 특집드라마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TV에선 사실상 금요일부터 추석 연휴(토~화요일)가 시작되었다. 추석 특선영화 ‘표적’⋅‘관상’⋅‘레옹’⋅‘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협’ 등이 금요일 밤 일제히 방송되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중에선 유독 MBC만 특선영화 대신 서울드라마어워즈 2015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을 내보냈을 뿐이다.

그런 편성은 연휴 내내 이어졌다. 특집드라마는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SBS)과 ‘엄마니까 괜찮아’(MBN) 두 편인데 반해 특선영화는 그야말로 차고 넘쳤다. ‘명량’⋅‘광해, 왕이 된 남자’⋅‘왕의 남자’의 천만영화부터 ‘수상한 그녀’⋅‘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8백만 영화, ‘허삼관’같이 흥행 실패작까지 다양했다.

다양한 특선영화는, 일단 시청자들의 볼 권리 충족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흥행과 거리가 멀었던 영화들은 DVD 등 상영후에도 관람이 제한되는 현실이어서 고무적이라 할만하다. 그 지점에서 애초 편성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KBS) 대신 광복 70주년 특집드라마 ‘눈길’을 앙코르 방송한 것은 유감스럽다.

왜냐하면 ‘눈길’이 추석 명절에 맞지 않는 다소 묵직한 드라마여서다. 지난 3월 1일 전후 방송된 3⋅1절 특집극이 ‘광복 70주년 특집드라마’로 바뀐 것부터가 의아하다. 아마 ‘이탈리아대상 수상작’을 계기로 앙코르 방송한 듯한데, 정신대 주인공의 첫 드라마일지언정 추석 명절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그 속내를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특선영화는 광고주나 방송사를 만족시킬지 몰라도 그만큼 특집드라마 위축을 가져오고 있어서다. 드라마 제작비 상승에다가 시청률 저하 등 속된 말로 밑지는 장사를 할 수 없다는 상업적 계산이 점차 특집 드라마를 볼 수 없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할 수 있는 것이 특선영화의 ‘최신성’이다. 2015년 9월 27일 추석 특선영화에 2014년 개봉작들이 즐비하다. 그뿐이 아니다. 2015년 개봉작들도 제법 있다. ‘아메리칸 셰프’(1월 7일)⋅‘허삼관’(1월 14일)⋅‘패딩턴’(1월 18일)⋅‘워터 디바이너’(1월 28일) 등이 그것이다.

물론 추석 특집에 그것들만 있는 건 아니다. 여러 예능프로들도 있다. 나는‘지구촌 노래자랑’⋅‘후계자’⋅‘아이돌 전국노래자랑’ 등을 재미있게 보았다. ‘지구촌 노래자랑’의 경우 재한 외국인들이 유창한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 뭉클하면서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트로트 부활 프로젝트’란 가치를 걸고 지난 7월 방송했던 ‘후계자’의 앙코르 편성도 적절해 보였다. ‘아이돌 전국노래자랑’은 아이돌의 트로트 부르기 등 평소 볼 수 없던 끼 발산이 웃음과 함께 볼거리를 주었다. 모두 명절의 의미를 한껏 살린 흥겨운 추석 특집이었다.

2015 추석 TV에서 빛난 프로는 뭐니뭐니해도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이 아닐까 한다. 지상파 방송 유일의 추석 특집드라마여서다. 상업방송 SBS가 공영방송인 KBS나 MBC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내서다. KBS는 이미 방송했던 ‘눈길’을 재탕했고, MBC는 그마저도 없었던 것.

시한부 인생의 장미수(경수진)와 고교시절 그녀에게 반한 박동수(최우식)의 27살 재회가 기둥 줄거리다. 명절에 웬 시한부, 장례식 따위냐는 비아냥을 잠시 접어두고 끝까지 보면 가족애라는 주제의식이 선명히 와닿는 추석특집다운 드라마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어쩌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기’도 보너스로 챙길 수 있다. “이 돈 따위에 1g도 관심없어”라든가 “너는 어쩜 그렇게 브레이크가 없니?” 같은 참신한 대사와 볼수록 예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경수진 등 배우들 호연도 기억해둘만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먼저 9월 26일 08시 20분 본방, 9월 29일 새벽 1시 20분 재방 시간 편성이 그렇다. 사정이 있어서 재방송을 기다렸는데 그마저도 JTV 전주방송의 로컬프로를 대체 방송해 특집드라마를 볼 수 없었다. 결국 다른 경로의 시청을 할 수밖에 없었으니, 특집드라마를 너무 푸대접한 것 아닌가?

또 페인트공인데 박동수 역 최우식은 너무 곱상스러워 보인다. 분장 미흡이거나 미스 캐스팅이다. 미수가 막 끓은 라면을 한번도 불지 않고 후루루 먹는 것 역시 좀 아니지 싶다. 기본적으로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의 장례식이란 이야기가 황당하지만, 특히 약국 주인(이대로)의 별채 얻어 기숙하는 건 너무 판타스틱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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