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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사도 죄인, 학생도 죄인

자유학기제 운영 체험학습의 일환으로 역사체험을 위해 창경궁을 방문했다. 오전 10시부터 역사체험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모이는 시간은 9시 50분이었다. 시간전에 대부분 학생들이 도착했다. 때마침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비를 피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정문밖에서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입장을 하기 전이었다. 아이들은 단체관람으로 입장료가 무료였다. 교사들은 공무원증으로 무료 입장을 했다.

학생들이 모두 오기 기다리던 시간에 문제가 발생했다. 직원들이 나와서 정문앞이 복잡하니 막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한쪽으로 가서 기다리도록 했다. 그런데 어디 아이들이 그런가. 한쪽으로 많이 옮기긴 했어도 계속해서 왔다갔다 하면서 정문쪽으로 이동하곤 했다. 필자가 판단할때는 정문에 다른 관람객들이 출입하기 곤란할 정도로 아이들이 막아선 것은 아니었다. 다만 좀 혼잡한 느낌이 들긴 했다.

다른 직원에게 문의하여 복잡하고 비도오니, 안쪽으로 입장해서 모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친절히 안쪽으로 들어가서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알려 주었다. 정문을 통과하여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쪽도 일반 관람객이 이동하는 통로였다. 이번에는 통로를 막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들을 통로에서 떨어지도록 했다. 비교적 잘 비켜줘서 이동통로가 확보되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다. 3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움직이니 100%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일반관람객들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간혹 관람객들이 보였고, 외국인도 보였다.

그런데 또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떠들어서 시끄럽다고 조용히 하라고 했다. 교사들에게 사전에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필자는 직원이 와서 학생들 정숙지도좀 해달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그 직원이 와서 화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야단치듯 이야기 했다. 갑작스런 분위기에 아이들도 당황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아이들은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정말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를 했고, 다음부터는 절대로 여기 오지 않겠다고 했다. 내년에 후배들은 여기 데려오지 말라고 했다. 아저씨가 너무 한다고 했다. 비도 오고 날씨도 쌀살한 상황에서 아이들도 교사도 모두 죄인이 된 것 같았다.

물론 우리 아이들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아이들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같은 이야기라도 좀 부드럽게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장체험학습을 통한 역사체험이 그렇게 끝났다. 학습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다. 잘못하면 혼날 것 같아서 제대로 못했다고 했다. 물론 핑계일 수 있지만 아이들도 교사들도 유쾌하지 못한 하루였다.

교사들이라면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 아이들이 많이 모인 단체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도리어 '선생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길래 아이들이 조모양이냐'는 비난을 하기도 한다.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시끄럽게 떠들어도 된다거나, 마음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가르친적은 한번도 없다. 사전에 충분히 교육도 하고 현장에서도 교육을 한다. 그래도 이런일이 생기는 것이 안타깝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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