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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너희가 국회의원이냐2

지난 8월 ‘너희가 국회의원이냐’는 칼럼을 쓴 바 있다. 성폭행 구설에 오른 새누리당 심학봉 국회의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글이었다. 탈당과 제명 직전 의원직 사퇴 등으로 일단락되었다. 성폭행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최근 불법자금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로부터 4개월 만에 다시 공인(公人)이 맞나 의심스러운 국회의원들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미 금품수수나 뇌물 혐의 등으로 송광호⋅조현룡⋅김재윤 의원 등 몇 명이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국회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그런데도 또다시 여러 명이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여야를 가리지 않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 유형도 그야말로 가지가지이다.

  먼저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은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수용 예정지 땅 주민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은 비서관으로부터 월급의 일부를 상납받아 사적인 용도로 썼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야말로 벼룩이 간을 빼먹고 말지, 쓴웃음이 나는 ‘엽기적’ 혐의라 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려고 학교 관계자를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은 딸의 취업을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같은 당 노영민 의원은 자신의 시집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카드단말기까지 설치해놓고 판매했다.

  그중 압권은, 문인인 필자가 보기엔 역시 노영민 의원이다. ‘뉴스타파’가 처음 보도했고, 이후 한겨레 등 종이신문에 나온 후에도 노의원측은 “사실 관계 보도가 잘못됐다”며 당의 감사를 자청했다. 그런 보도 다음 날 신문은 노의원 사과와 산업통상자원위원장직 사퇴 소식을 전했다.

  2012 대선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노의원의 그런 행보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측근 인사로서 문재인 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뭐 그런 것 말이다. 여하튼 노의원은 당의 감사와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 수사는 새누리당 정인봉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시민단체 사회정상화운동본부의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각각 고발된데 따른 것이다. 노의원은 “누구보다 철저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사려깊게 행동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했지만, 응당 그것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노의원의 비정상적 시집 판매는 직위를 이용한 갑질이다. 국회의원들의 여러 비리중에서도 압권이라 말한 것은 전국의 많은 문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안겨준 ‘대죄’이기 때문이다. 문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참혹한 출판현실에서 온다. 극히 일부를 빼곤 자비 출판하는 그 현실 말이다.

  문인들이 자비출판하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이 내준다는 출판사가 없어서다. 자비출판의 경우 유통도 제한을 받는다. 그냥 내는데 만족하며 책은 증정 등으로 소진하기 일쑤이다. 무릇 국회의원이나 되려는 자들이 ‘책같지도 않은 책’으로 출판기념회를 열고, 한밑천 잡는 행태도 사실은 울화가 치밀 일인데의원사무실 판매라니….

  노의원이 어떻게 시인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행위는 전 문인을 모독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의원사무실에서 상임위 소관 기관에 수백만 원어치씩을 판매한 것은, 따라서 “사려깊게 행동하지 못한 점”이 아니다. 얼빠진 행동이다. ‘또라이짓’이 분명하다.

  명색뿐인 국회의원들을 여럿 보아서 그런가. 그나마 정치에 있던 정마저 뚝 떨어져 나간다. 아마 많은 국민이 묻고 싶을 것이다. “소관 기관 판매분외에 일반인에게 판매한 책값 전액도 돌려주기로 했다”는데,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너희가 국회의원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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