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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MBC가요베스트'의 '대제전' 풍경

국내 방송사상 최장수 프로인 ‘전국노래자랑’(KBS)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급기야 2013년엔 개그맨 이경규가 제작자로 나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김인권 주연의 ‘전국노래자랑’(감독 이종필)이 그것이다. 개봉일이 5월 1일이었는데, 그 무렵은 ‘아이언맨3’ 돌풍이 거셀 때여서 100만 명(978,413명)도 동원하지 못한 채 끝나고말았다.

그 ‘전국노래자랑’과 같은 시간대(일요일 낮 12시 10분) 방송하는 경쟁 프로가 있다. ‘MBC가요베스트’가 그것이다. 35년째인 ‘전국노래자랑’에 비하면 별것 아니지만, ‘MBC가요베스트’ 역시 방송 10년을 넘긴 장수 프로이다. 2006년 5월 4일 첫 방송 이래 2012년 MBC 대파업 때를 빼곤 계속 전파를 탔다. 이를테면 10년 이상 지켜본 TV프로인 셈이다.

우선 ‘MBC가요베스트’의 의미는 남다르다. MBC로선 거의 유일한 트로트 위주의 TV 프로이기 때문이다. 제작 방식도 독특한 편이다. 15개 지역 MBC가 돌아가면서 공동 제작하고 있어서다. 가령 지평선축제가 열리는 전북 김제 공연이면 전주 MBC가 제작하는 식이다.

기본적으로는 지자체 홍보의 성격이 강하다. 한 곳을 2회씩 방송하는데, 먹거리, 볼거리 등을 사회자(김승현, 여자 사회자는 공연지마다 그 지역 아나운서들이 투입된다.)가 노골적으로 선전해대니 말이다. KBS ‘전국노래자랑’이나 ‘열린 음악회’보다 더 적극적인 지자체 홍보프로라 할 수 있다.

그 ‘MBC가요베스트’가 연말을 맞아 ‘2015MBC가요베스트 대제전’(이하 ‘대제전’)을 방송했다. 12월 20일과 27일 낮 12시 10분 2회에 걸쳐 방송된 ‘대제전’은 시상식으로 진행됐다. 격려와 축하 등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을 기약한다는 점에서 일단 고무적으로 보인다.

김승현과 가수 홍진영 사회로 진행된 ‘대제전’에서 시상한 상은 무려 10개가 넘는다. 신인상⋅인기상⋅작사가상⋅작곡가상⋅가요발전상⋅국민애창곡상⋅공연문화상⋅프로듀서상⋅베스트가요상⋅기획자상⋅올해의 가수상⋅대상 등이다. ‘기획자상’을 빼곤 가수들이 받은 상이다. 특히 여자 가수들은 화려한 의상과 함께 제법 길게 주어진 수상소감에서 감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령 ‘국민애창곡상’을 수상한 김수희 소감이 그렇다. 김수희는 “인기가 항상 있는게 아니다. 그래도 후배들에게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며 나름 의미있는 심사소감으로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것이 어찌 트로트 가수들만의 일이겠는가!

아이돌에 밀려 한켠으로 물러난 듯한 트로트 가수들의 한바탕 잔치라는 의미가 있긴 하지만, 그러나 ‘대제전’엔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먼저 수상 규모이다. 다다익선이란 말이 있지만,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방송사들의 연기대상이 남발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채 권위로부터 멀어져왔음을 참고했으면 한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상 이름과 함께 의아스러운 것은 ‘무상금’이다. 무릇 상은 상금과 함께 해야 그 기쁨이 배가되는 법이다. 그런데 시상 내내 상금 얘기는 전혀 없었다. 달리 말하면 자기 돈 써가며 시상식에 참가, 수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자체처럼 공직선거법 때문도 아닐 것이고, 무슨 그런 시상이 다 있나. 방송 출연 자체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트로트 가수들이라서 그런가?

그 외 사회자들의 극존칭 남발의 멘트가 거슬린다. 사회자이면서 정작 ‘올해의 가수상’ 수상자가 된 홍진영의 개인 노래와 관련된 김승현 멘트도 마찬가지다. ‘대상’ 시상자로 나온 황용구 경남 MBC 사장이 보인 두 가지 버전의 ‘어머님의 손을 잡고~’(‘비내리는 고모령’ 첫 소절)에서 ‘잡고’는 ‘놓고’를 잘못 부른 것이라 쓴웃음을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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