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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당당한 선생님

일교차가 너무 심하다. 새벽은 아직 겨울이다. 낮은 완연한 봄이다. 새벽을 깨우는 이들에게는 혼란스럽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얇게 입자니 새벽이 힘들고 두텁게 입자니 낮이 힘들다. 이럴 때 지혜가 필요하다. 삶은 지혜가 있어야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얼마 전 한 제자로부터 카톡이 왔다. 무슨 중학교 몇 회 누구라고 하면서 나를 알겠느냐고? 알 수가 있을 리가 없다. 지금쯤 아마 50대 초, 중반쯤 되었을 것 같다. 선생은 모르는데 제자는 알아주니 이 얼마나 기쁘고 보람된 일인가?

어제는 70대 중반의 한 교장선생님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한 제자가 국회의원 경선을 통과했다는 소식이었다. 선생님은 제자를 알아보았는데 제자는 선생님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럴 때 선생님의 마음이 얼마나 섭섭하겠는가?

선생님은 당당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겁하면 안 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나를 몰라주어도 당당해야 한다. 섭섭해 하지도 말아야 한다. 나를 알아달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인정해 달라고 교육시키는 것도 아니다.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내가 해야 할 일은 가르치는 것이고 바르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만족하면 된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감정을 드러내도 안 된다. 비겁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 더더욱 안 된다. 그럴수록 더 당당해야 한다. 어떤 학생은 선생님을 봐도 일부러 인사를 하지 않고 외면하는 학생도 있다. 그렇다고 낙심해도 안 된다. 특히 졸업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선생님을 외면할 때가 있다. 그래도 당당해야 한다. 비겁하면 안 된다. 선생님은 어떤 상황을 만나도 선생님이고 학생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도 학생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나서 한참 세월이 흘러 변할 때도 있다. 어느날 갑자기 선생님이 생각이 나서 연락이 올 때도 있다. 꾸중을 들을 때는 섭섭해 해도 때가 되어 깨닫게 되는 날은 선생님을 찾게 된다.

제자가 선생님을 선생님 아니라고 할 때 얼마나 서운하겠는가? 그래도 선생님은 당당해야 한다. 그 제자는 내 제자라고 떳떳하게 말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나를 선생님 대접하지 않는다고 선생님도 제자를 내 제자 아니라고 하면 똑같은 사람이 되고 만다.

선생님은 당당해야 한다. 비굴하면 안 된다. 제자는 부인해도 선생님은 인정하는 선생님은 당당한 선생님이다. 제자가 비굴해도 선생님까지 비굴하면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는 끝나고 마는 것이다.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이다. 제자의 행동이 어떠하든 제자는 제자다. 선생님의 가는 길이 멀고 험하다. 선생님 노릇하기가 너무나 힘든 시대다. 그래도 당당해야 한다. 선생님의 험한 길이 좋은 제자를 길러내고 좋은 인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조금도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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