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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너희 선생님, 착하니?

새 학년이 시작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목소리가 교실 밖에서 들려왔습니다.
"너희 선생님, 착하니?"
목소리로 봐서는 3학년 같았습니다.

퇴근 준비를 하다말고 나도 모르게 잠시 주춤거렸습니다.
그리고는 내게 그 질문을 했습니다.
'너는 착한 선생이니?'

세 단어로 이루어진 극히 짧은 문장 속에 함축된 깊은 의미.
착하다는 말은 곧 인성을 묻는 가장 쉬운 표현입니다.
어진 사람, 인덕을 갖춘 사람입니다.

아이들은 바로 착한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매우 단순한 진리를!
선생님만 아이들을 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도 선생님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이 지난 오늘 아침 도서관에 일찍 온 작년 우리 반 아이에게 묻기로 했습니다.
2학년 꼬마가 생각하는 착한 선생님의 기준을!
인터뷰 형식을 갖추어 진지하게 질문지를 주고 정중하게 부탁한 후, 글로 쓰게 했습니다.

2학년 아이가 생각하는 착한 선생님이란?
첫째, 나에게 친절하게 도와주는 선생님
둘째, 나와 친구들을 사랑해주는 선생님
셋째, 책도 많이 읽고 마음씨도 착한 선생님

내일은 우리 1학년 아이들에게도 물어봐야겠습니다.
아이들은 답을 알고 있으니까요. 거창하게 교육철학을,
교육심리학을 들먹이지 않고도 금방 답을 알려주는 꼬마 천사들이
이제 보니 내 인생의 스승이 분명합니다.

학년 초라 바쁘다고 아이들의 눈빛을 놓치기 쉽습니다.
3월은 첫 단추입니다.
학교의 주인공이, 교육의 중심이 누구인지 준엄하게 다시 한 번 내게 묻습니다.
"당신은 착한 선생님입니까?"
2016년의 화두를 잡은 것 같습니다.
길게 한숨을 내쉬어 봅니다.
순간마다 내게 물어야 할 위대한 질문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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