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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은 다름과 닮음의 대상이다.

‘흰담비의 절개’라는 글을 읽었다.

“하얀 모피털의 주인공인 흰담비는 본능적으로 자기의 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가 있다고 합니다. 흰담비를 잡으려는 사냥꾼들은 그것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먼저 흰담비가 사는 굴을 찾아내어 더러운 껌정으로 굴 입구의 안팎을 다 칠해 놓고, 개들을 풀어 놓아 수풀 속에 있는 흰담비를 찾아내면 흰담비는 도망을 치다가 자기의 굴로 달려와 몸을 숨기려고 합니다. 그러나 자기 굴의 입구가 온통 껌정으로 더러워진 것을 발견하고는 이 작은 짐승은 자기의 털을 더럽히며 굴속에 들어가 살기보다는 뒤로 돌아서 죽음을 각오하고 그 큰 사냥개들을 상대로 하여 싸우는 자세를 취한다고 합니다. 그때 사냥꾼들은 이 흰담비를 손쉽게 잡는다는 것입니다.”

흰담비의 절개는 고귀하다. 변함이 없다. 일편단심 민들레다. 죽음을 각오하더라도 더러운 것은 참지 못한다. 좋은 것은 지켜야 하는 것이다. 바른 것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선생님들은 때 학교현장에서 민망할 때도 있다. 학생들로부터 무안을 당하기도 하고 학부모로부터 황당한 일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의 가야 할 길은 비굴한 길이 아니고 바른 길이다. 이 길이 아무리 험하고 멀어도 끝까지 가야 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가는 길이 평탄한 길만이 아니다. 구부러진 길이다. 가시밭길이다. 광야와 같은 길이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다. 때로는 그만 두고 싶다. 때로는 쳐다보기도 싫다. 학생이 폭언을 할 때도 있고 학부모님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때도 있다.

그래도 우리의 자리는 너무나 높고 중요한 자리이기에 이 자리를 우리 선생님이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과 물건은 제자리에 있을 때 빛이 나는 법이다. 선생님의 자리가 위협을 가하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도 참아야 하고 인내해야 하는 것이다.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다. 당황할 필요도 없다. 다른 방편을 찾으려고 할 필요도 없다. 평소에 하던 대로 잘 해나가면 된다.

선생님의 특징은 ‘다름’이다. 그러기에 ‘닮음’의 대상이다. 그러기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늘 깨끗한 마음으로 바르게 학생들을 이끌어야 한다. 선생님의 다름은 무엇보다 깨끗함이다. 청결이다. 도덕적으로 누구보다 순결하다. 그러기에 학생들은 선생님을 닮게 되어 있다. 흰담비처럼 청결을 끝까지 지키고 그 외에 선생님으로서의 자질을 잘 간직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이 순간의 위기를 벗어나려고 꾀를 부리면 안 된다. 욕심을 부려도 안 된다. 늘 학생들을 위해 준비해야 하고 연구해야 하며 나의 갈 길만 묵묵히 걸어가면 된다. 그러면 머지않아 밤하늘의 별과 같이 빛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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