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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지혜로운 선생님

봄이 저물어간다. 봄의 한 시각, 시각이 천금같이 귀하다. 북송시인 소동파의 春夜의 한시를 보면“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이요/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이라/歌管樓臺聲寂寂(가관누대성적적)이요/ 鞦韆​阮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이라” ‘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에 값 가는데 꽃은 맑은 향기를 품고 달은 으스름을 머금었다. 노래와 피리소리에 누대는 적적하고 그네 뛰는 안마당엔 밤만 깊어간다.’ 그렇다. 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과 같다. 남은 봄날을 귀하게 잘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소리를 들으려면 나무가 있는 곳에 가야 한다. 특히 뻐꾸기 같은 새소리를 들으려면 나무가 많이 우거진 곳에 가야 들을 수 있다. 나무는 새를 모은다. 나무는 사람을 모은다. 나무는 들풀과 함께 어울려 산다. 나무는 항상 그곳에 있다. 혼자 있지 않다. 정말 나무는 지혜롭다. 외롭지 않다. 함께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옛적에 함께 근무했던 한 선생님이 생각났다. 이 선생님은 항상 일찍 출근하신다. 물어보니, 차가 밀리기 때문이란다. 아침식사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학교에서 식사를 하신단다. 정말 지혜로운 선생님이다. 다른 선생님들처럼 집에서 식사를 하고 출근시간대에 나오면 시간방비고 정체로 인한 스트레스로 얼마나 하루의 출발이 힘들겠는가?

이 선생님을 존경한다. 이 선생님은 강하지도 않다. 유약해 보인다. 하지만 外柔內剛형이다. 한 번도 아파 결근을 하거나 지각,결석,조퇴를 하는 일이 없다. 성실한 선생님이다. 수업도 열정적으로 하신다. 오늘 아침에 보는 새와 같다고 할 수가 있다. 부지런하다. 일찍부터 움직인다. 보통 선생님이나 사람들과는 다른 생활습관을 가지고 계셨다. 지혜롭지 않을 수 없다.

지혜로운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아침이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칭찬할 때는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학생을 꾸중할 때는 그 반대다. 개인적으로 조용히 타일러야 한다. 이런 선생님이 지혜로운 선생님이 아닐까?

특히 관리자가 되시는 교장, 교감선생님들은 지혜를 발휘해서 실수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선생님들에게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실컷 말을 쏟아내어 놓고 나중에 내 성격이 그러하니, 이해하라고 하면 그 상처가 아물어질까? 자신을 되돌아볼 때 부끄럽기 짝이 없다. 지혜롭지 못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때의 상황이 다시 되돌아온다면 더욱 지혜를 발휘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기의 기준에서 말하기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입장, 상대를 존중하는 입장에 서서 말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실수가 적어진다. 상대방의 인격이 중요한 만큼 자기의 인격도 중요하다.

주말이다. 주말은 선생님들에게 황금 같은 시간이다. “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이라” 마지막 봄날의 주말이다. 황금 같은 귀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선생님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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