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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요즘 우리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 유흥가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지는 사건은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살인 용의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단순히 "여자들이 나를 무시한다" 라는 이유로 무참히 살해 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아무리 피해망상을 겪고 있는 정신분열증 환자라도 하더라도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행위는 인간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는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기 위한 포스트잇 붙이기 운동을 하는 모습이다.

이 사건에 대해 여성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피해자 여성 추모 글이 있는 반면," 피의자를 비난하는 글 또한 있다.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한 동안은 우리 모두가 가슴아파 하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얘기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시간이 지나면 언제 또 일어났느냐 하는 기 억조차 하지 않은 우리의 냄비 근성도 되짚어 봐야 할 문제다.

우리 사회의 갖가지 크고 작은 문제들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우리의 관행이다. 모 인기 가수의 그림 대작 문제도 그는 자신의 반성보다는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행동과 뻔뻔함에 더 흥분하는 것이다. 이렇듯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일은 머지않아 그 부정적 결과가 다시 드러나 사회적 공분이 되곤 한다.

또 하나는 소위 1등주의가 원인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모나 교사, 모두가 좋은 사람, 착한 사람보다는 무조건 1등하는 방법, 최고가 되라고 외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삶은 온통 1등이 목표다. 이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 결과 인성교육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1등을 하기 위해 동료를, 그리고 친구를 밟고 넘는 일이 일상이다 보니 인정커녕 배려의 모습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메마른 현실이 되었다.

건강한 사회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본과 원칙, 인성교육이 바탕이 되고 우리 모두가 서로 양보하고 희생을 아끼지 않을 때 가능하다.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생명존중을 최고로 여길 줄 아는 인정 가득한 풍요로운 사회가 이루어 져야 인간의 올바른 삶이 이루어진다. 그렇게 하려면 공부 보다 마음 1등이 되어야 한다.

마음 1등은 학교교육에서 정상적인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는 학교 교육과정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교육은 교육과정을 침해하는 일이 너무 많다. 특히 민선 교육감 시대에 들어오면서 4년마다 바뀌어지는 교육정책과 학교운영에 혼란과 짜증이 증가하고 있다. 너무 간섭이 심한 것이다. 심지어는 교사의 수업방법, 교육평가, 등교시간까지 각종 조례 공화국을 만들어 다시 교육의 핵일화로 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창의적 학교경영과 운영은 엄두도 못낼 지경이다.

둘째는 학교의 근본적인 경쟁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학교가 인성교육을 못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류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점수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입시과목을 중심의 파행적인 교과운영으로 학생 인성교육은 전혀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 입시과목에서 밀려난 인성교육을 되찾는 것만이 우리 교육을 살리는 길이다.

‘개는 토한 것을 다시 먹고, 돼지는 씻은 후에 다시 진흙탕에서 뒹굴듯이 어리석은 자는 미련을 되풀이 한다’고 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먼 미래의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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