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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삼성 인사제도, 교육도 본받아야

최근 삼성전자가 직급 체계 단순화, 수평적 호칭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 개편안의 주요 골자는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 전환, 직급 단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 수평적 소통을 장려하는 상호존중의 호칭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연공주의 중심의 기존 인사제도를 폐기하고,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를 도입한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함께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경력개발 단계(Career Level)를 적용해 기존 부장, 과장, 사원 등 수직적 직급 개념은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경력개발 단계(Career Level)'로 전환되며, 직급 단계는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된다.

임직원 간 공통 호칭은 '(이름)님'이 됐다. 단, 부서 내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 상대방을 서로 존중하는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호칭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회의문화·보고문화 개선, 불필요한 잔업·특근 근절, 계획형 휴가 정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의를 할 때는 반드시 필요한 인원만 참석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회의의 결론을 도출해 이를 준수하는 회의 문화를 조성한다. 또한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강화를 위해 직급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는 대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고,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간결하게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보고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불필요한 잔업이나 특근을 근절하기 위해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이나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을 없애나갈 계획이다. 또한 직원들이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수립해 충분히 재충전할 수 있는 휴가 문화를 조성한다. 한편,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올해 하절기부터 반바지 출근도 허용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인사제도 혁신안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혁신적 개혁안이다. 혁신안의 실천에는 기존의 관행과 관료화 타파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당사는 물론 공무원 사회에도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만큼 변화와 혁신이 절박하다는 표현이다.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이나 형식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아야 하고 연공서열이 아니라 능력중심의 조직문화이 필요한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 인사제도의 혁신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연공서열의 임금체제와 관료중심의 조직문화였다.

변하지 않으면 ‘서든 데스(Sudden Death:갑작스러운 몰락)’라는 말이 이젠 새삼스럽지 않게 들리는 시대다. 기존의 틀을 깨고 바꾸어야 살아나고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학교조직도 마찬가지다. 관료적 조직문화를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그래야 단위학교가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창의적인 학교경영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교육부, 시도교육청 주도의 수직적 조직문화로 변화는커녕 시키는 대로 일해야 하는 체제에 얽매여 있었다. 이젠 교육도 모든 권한과 자율을 일선 학교에 믿고 맡겨야 한다. 그렇게 해야 더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조직문화는 이와는 달리 요즘도 학교는 간섭이 증가하고 자율마저 점점 옥죄는 느낌이다. 일선학교의 시시콜콜한 일들까지 교육청이 이래라저래라 간섭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늘 혁신과 관행을 파괴 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상은 반대의 상황들이 무수히 벌어지고 있다. 상부기관이 전혀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느리게 변하고 가장 바꿔지지 않는 것이 교육조직이라고 말할 정도다. 상부조직부터 먼저 솔선해서 변화하고 바꿔야 한다.

시대와 환경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는 한 순간에 우리 코앞까지 왔지만 교육만은 그렇지 않아 걱정이다. 말로만 개혁과 혁신이라고 분주하게 새로운 정책을 펼치지만 정작 바꿔지는 것이 없다. 문제는 자신은 바뀌지 않고 일선 학교만 변화하라고 하기 때문이다. 상의하달로는 불가능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그래서 하의상달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상부기관부터 먼저 체질을 바꿔 실천할 때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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