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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최근 교육부의 정책기획관이 기자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영화 ‘내부자들’ 대사를 인용해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면서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아무리 취중[醉中] 발언이라고 해도 고위 간부가 예민한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받고 "신분이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고 답했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고 지방교육자치과장 등을 거쳐 올해 3월 정책기획관으로 고속 승진한 인물이다. 교육부는 그를 대기발령 하고 경위를 조사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40만 명의 젊은 공시족들이 시험 준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들의 희망에 찬물을 키 얹는 격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100만 공무원의 사기와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일부 고위 공무원들의 갑질과 망언은 이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고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비록 고시출신이 머리는 똑똑할망정 공무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은 덜 갖추어진 것이다. 너무 빨리 승진한 것이 원인이고 이것이 바로 고시제도의 큰 단점이다.

금수저는 흙수저의 처지를 전혀 모르고 있으니 흙수저의 심정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그들이 입안한 서민을 위한 정책이 온전할 이가 없다. 옛말에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길 수 있다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같은 처지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어려운 사람의 진정한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사법고시 존치문제로 시끄럽다. 이런 사태를 보면서 반드시 고시가 좋은 제도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어렵게 고시를 통과하면 금수저로 탈바꿈해서 개구리가 올책이 시절을 모르고 흙수저에게 갑질하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고시족 판사들의 막말 망언 역시 그렇다. 이러한 점들을 보면 한 번 시험으로 ‘인생 로또’가 되에 신분이 세탁하는 고시는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고쳐져야 할 제도임에는 틀림없다.

정부의 인사혁신처를 일 잘하는 공무원들은 승진도 빨리하고 보수도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즉 직무성과가 우수한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승진과 호봉을 올려주는 특별승급 등의 인사상 우대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시가 아닌 열심히 일하면 하위 공무원도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항상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고위 간부라 해서 국민들에게 갑질을 하거나 그들의 마음에 거슬리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 공무원의 태도다. 그래서 항상 모범적으로 봉사하고 청렴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공무원들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국민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것은 공무원의 신분을 망각한 행위이고, 뒤늦은 후회보다는 자신에 행위에 책임을 지는 모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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