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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요역(搖役)의 선생님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정말 덥다. 연세가 들수록 더위를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시골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변을 당하는 뉴스를 접하면 가슴이 아프다. 더울 때는 무리하게 일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 그래서 선생님들에게도 방학을 만들어준 것 아닌가 싶다.

학교 선생님들 중 귀찮은 것 중의 하나가 출장이다. 출장은 선생님들에게는 맞지 않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고 안내하고 교재연구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출장이라니, 이게 바로 스트레스다.

선생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수업인데 수업의 결손을 가져오면서 출장을 가라니 정말 스트레스다. 선생님들에게 출장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출장이 없어도 업무는 얼마든지 돌아간다. 교육청에 근무하시는 이들은 특히 명심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어차피 출장의 명을 받으면 거부반응을 일으키면 안 된다. “상사가 차출해서 보내면 마땅히 순순히 받들어야 한다. 일이 있다거나 병을 핑계해서 스스로 편한 것을 꾀하는 것은 군자의 의가 아니다.” 군자가 바로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출장의 본 업무가 아니라 할지라도 명을 받으면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게 좋다. 그래서 요역(搖役 : 출장 근무)의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출장은 노는 것이 아니다. 사명을 띠고 가기 때문이다. 구경을 하고 놀러가면 아무런 부담이 없다. 여행객이 관람선을 타고 아무런 부담없이 구경을 하고 먹을 것 먹으면서 즐기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출장을 가는 이는 구경꾼이 아니라 사명을 지닌 이다. 전투함을 탄 사람은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 사명을 잘 완수할 때까지 긴장한다. 여유가 없다.

선생님들이 출장을 갈 바에야 의무를 잘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출장을 다녀오면 반드시 교장, 교감선생님에게 보고를 하는 것은 상식이다. 출장을 다녀와서 보고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 아니다. 별 것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출장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는다면 출장의 마침이 올바르지 못한 것이다. “추관(推官)이 편리한 길을 택해서 문서를 거짓으로 꾸며서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목민심서에 나온다. 보고를 할 뿐만 아니라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이다.

차견(差遣)이라 출장을 보내면 승순(承順) 즉 순종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탁고(託故)라 하면서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대면 안 된다.

요역(搖役)의 선생님은 기본 예의를 갖추며 사명감을 익히 잘 알고 행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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