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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정기(正己)의 선생님

폭염 중에서 구름이 효자 노릇을 한다. 더위를 많이 식혀준다. 중복도 지났으니 조금만 더 참으면 올 여름도 다 지나갈 것 같다. 덥다고 짜증내면 안 되고 특히 말로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삼가야 할 일이다. 자기도 모르게 말로 인한 실수를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짐승보다 못한 놈’이 바로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개는 토한 것을 도로 먹는다. 이와 같이 미련한 사람은 자기의 말 실수를 반복해서 하기 때문에 개보다 못한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느 단골 내과에 갔다. 휴가철이라 손님이 적을 줄 알았는데 더 많았다. 한 의사선생님께서 휴가를 가고 안 계시니 더욱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앉은 자리 앞에 한 액자가 걸려 있었다. 명심보감의 정기편이었다.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을 많이 시켰기 때문에 더욱 익숙하게 다가왔다. 읽고 또 읽었다.

이대로만 살면 정기의 선생님이 될 것 같았다. 정기(正己)란 자기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바르게 사는 것이다. 서울의 한 지역에 보면 거리에 ‘바르게 살자’라는 글이 돌에 새겨져 있다. 그렇다.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사는 것은 더 중요하다. 못살 때는 잘살아보자고 노래하며 땀을 흘렸지만 이제는 잘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면 안 되는 것이 있으니 그게 ‘바르게 살자’이다. 이렇게 살고 이렇게 살도록 가르치는 선생님은 정기의 선생님이다.

오늘 읽은 명심보감 정기편에는 여러 가지를 가르치고 있었다. 첫째의 덕목이 검소함이다. 그리고 맑음이다. 바르게 사는 것이 바로 검소하게 사는 것이고 맑게 사는 것이다.

둘째 덕목은 겸손하고 사양함이다. 바르게 사는 것이란 늘 낮아지는 것이다. 물처럼. 밑바닥까지 낮아지면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게 된다. 높은 자리를 주면 스스로 사양할 줄 아는 이가 바르게 사는 이다.

셋째 덕목은 편안하고 고요함이다. 마음이 편안하면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다. 고요함은 자신을 잘 관리하는 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산에서 책을 읽는 것 한번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산소공급이 원활해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도 높아지고 새로운 맛으로 책을 접하게 된다.

넷째 덕목은 순함이다. 순하다고 바보가 아니다. 순하다고 약한 것이 아니다. 순함은 남을 순하게 만들다. 자기가 거칠면 남도 거칠어진다.

다섯째 덕목은 탐욕을 멀리함이다. 탐욕은 근심을 부른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면 사망을 낳는다는 성경말씀이 떠오른다. 욕심의 유혹을 따르면 근심은 사라질 리가 없다.

이제는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사는 것은 더 중요함을 가르칠 때가 되었지 않았나 싶다. 부모님, 선생님도, 각계각층의 지도자고 ‘잘 살아라’고 하기보다 ‘바르게 살아라’라 하면 머지 않아 보다 살기 좋은 지상낙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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