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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얘들아, 너희들은 잘 할 수 있어."

펜싱 박상영 선수의 주문(할 수 있다)이 고3 아이들에게도 통하길…

수능 앞둔 고3,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처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길



요즘 전국은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로 들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아닌 무더위로 전력소비량이 역대 최고이며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이 열대야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것이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勝戰報)가 아닌가 싶다.

세계 1위라는 지나친 강박관념 때문일까? 양궁 단체전(남·여)에서 금메달 2개를 딴 이후, 우승을 예상했던 세계 랭킹 1위 선수의 잇따른 예선탈락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던져 주었다.

그런데 10일 새벽. 열대야를 뚫고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에서 박상영 선수가 헝가리 선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박상영 선수는 10-14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15-14 대역전극을 펼쳤다. 그의 드라마에 전 세계 외신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올림픽에 새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그의 승리 비결은 물러서지 않고 적극성을 띤 공격에 있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물러서지 않는 불굴의 뚝심은 경기에서도 빛났다. 그리고 세계 랭킹에 연연하지 않고 항상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 자세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되뇌며 자신을 무장해 갔다. 그의 주문(呪文)이 통했을까. 마지막 순간 연거푸 5점을 따내며 그 누구도 이뤄낼 수 없는 드라마를 썼던 것이었다.

아직 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어떤 드라마가 쓰여 질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끝까지 파이팅 할 수 있도록 격려와 아낌없는 응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선수들 또한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계속되는 무더위에 수능 앞둔 고3 아이들도 지쳐가는 듯하다. 며칠 전, 전교 석차 상위 2%에 해당하는 한 여학생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이 여학생은 서울 SKY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으며 선생님의 기대가 큰 아이였다.

문자에서 그 아이는 공부가 잘 안 된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능 최저를 도저히 맞추지 못할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선생님, 무더위에 잘 지내시죠? 공부하긴 하는데, 생각보다 잘되지 않아요.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기도 해요. 무엇보다 수능 최저를 도저히 맞추지 못할 것 같아요. 어떡하죠? 저 좀 도와주세요.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올림”

세계 랭킹 1위이기에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예선에서 탈락하는 올림픽 선수처럼 이 아이 또한 일류대학에 꼭 합격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하는 듯했다. 더군다나 주위 사람들의 지나친 기대심리가 이 아이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온 것 같았다.

사실 수능이 채 100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금보다 값진 감동 드라마를 연출해 낸 펜싱의 박상영 선수의 이야기가 이 아이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 넌 지금도 잘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라. 그리고 넌 할 수 있어.”   

지금 이 순간에도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을 고3 아이들에게 펜싱의 박상영 선수의 주문(할 수 있다)이 통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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