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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준비하는 선생님

삼복 더위 지나가니 여름도 다 지나간 느낌이다. 아침 저녁 공기가 훨씬 다르다. 새벽에는 얇은 이불이라도 덮어야 될 것 같다. 열대야는 거의 사라진 것 같다. 그렇다고 여름이 다 간 것은 아니다. 아직도 폭염은 계속될 것 같다. 그럴수록 건강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선생님들은 나름대로 학교생활에서 지친 나머지 푹 방에서 쉬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을 수도 있겠고 해외바람이라도, 아니면 국내 바다나 산, 들로 찾아 휴가를 다녀왔을 것이다. 어느 정도 완전 방전된 에너지가 완전 충전으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으리라 본다.

모든 선생님들이 자연, 산과 나무 그리고 새, 구름, 바람 등과 접하며 방학을 잘 보냈을 것이다. 그 중 나무로 인해 휴가를, 여름철을 잘 보낸 것 같다. 그 중 나무가 휴가를 보내며 휴식을 취하는데 많은 혜택을 주었다. 정말 고맙다. 산을 오를 때 나무를 기대며 숨을 고르기도 하고 다시 올라간다. 기댈 언덕이 있는 이는 행복하다. 특히 자연 중 나무에 기댈 수 있는 이는 더욱 행복하다. 그러면서 나무에 대한 감사를 모르면서는 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정현종 시인의 ‘나무에 깃들여’라는 시를 조금 전 접했다.

“나무들은/난 그대로 그냥 집 한 채/새들이나 벌레들만이 거기/깃들인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면서/까맣게 모른다 자기들이 실은/얼마나 나무에 깃들여 사는지를!”

이 시를 읽고 정말 고마움을 모르고, 감사의 마음을 잊은 채 나무를 무심코 바라보기만 했던 터라 부끄럽기도 하다. 여름을 이기게 해준 나무는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온난화현상을 막아주고 건강에 해로운 이산화탄소는 다 받아들이고 사람에게 이로운 산소를 마음껏 품어낸다. 이것 또한 당연한 것으로만 여기고 살아오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나무가 없었다면 작은 숲은 이룰 수 없다. 작은 숲이 모여 큰 숲을 이룰 수가 없다면 홍수의 피해도 많이 입었을 것이고 새들이나 벌레들의 안식처도 사라지게 될 것이며 사막과 같은, 광야와 같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나무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고, 나무가 주는 유익을 기억해서 우리들의 어디서 어떻게 살아도 남에게 유익을 주는 弘益人間의 정신을 갖게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어제는 집 주위의 한 그루 나무가 연분홍꽃을 피워 너무 보기 좋았다. 사진 한 컷을 하면서 봄을 알리는 매화, 봄의 벚꽃이 생각하게 되었다. 지글지글 끓는 가마솥과 같은 날씨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고마운 나무가 있다니! 참 고마웠다. 메마를 감성을 회복시켜주는 듯했다. 환경이 열악해도, 음지에서도 보랏빛꽃을 피우는 맥문동을 보면서 이들도 정말 자신의 할 일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생각하게 되었다.

휴가의 休자도 사람인변에 나목 목자로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쉰다는 뜻이라고 하니 나무에 기대에 쉬듯이 자연의 품에 안겨서 남은 방학을 마무리하면서 준비해야 할 것을 하나하나 챙겨보아야 할 것이다. 준비 없는 시작은 실수의 연발이 될 수밖에 없다. 준비가 있어야 진보가 있을 수 있다. 가르칠 준비, 교재에 대한 연구, 학생들의 면면을 보살피는 준비, 각 교실과 특별교실, 학교식당, 강당 등 하나하나 준비해야 할 것이다. 부서지고 망가진 것 고치고 바꿀 것 바꾸고 학생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준비도 함께 해나가야 할 것이다.

비행기가 오랜 거리를 비행하고 나서 공항에 도착하면 잠시간 쉼을 없는다. 과열된 엔지를 식힌다. 기름통에 기름을 주유한다. 각종 기기들을 점검한다. 이런 준비가 다른 사고 없는 새 출발을 예고한다. 특히 리듬이 깨져 있을 텐데 생활 리듬 회복을 위한 준비가 꼭 필요하다. 준비하는 선생님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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