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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사조(辭朝)의 선생님

땅에서 찬바람이 올라온다는 처서가 지나고 나니 찬바람이 올라오는지 느낄 수는 없어도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여름과 가을의 사이가 틈새기간이라 이때가 사실상 더 짜증날 수가 있다. 차라리 덥든지 아니면 시원하든지 하지 않고 왜 이래, 하면서 말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아름다운 가을로 넘어가는 시간이 얼마 안 되지만 오히려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마음을 고쳐먹고 참는 길밖에 없다.

교장, 교감으로 승진하거나 전보조치로 다른 학교로 가는 전근가시는 선생님도 계시고 신임교사들이 첫 발령을 받는 선생님도 나올 것이다.

학교 사정에 따라 부임인사를 하는 선생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부임인사에 대한 부담도 생긴다. 말에 대한 책임은 꼭 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장, 교감선생님이 승진을 하거나 다른 학교로 가시는 분들은 부임인사에 대한 신경을 쓰게 된다. 부임인사를 하실 때에는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목민심서의 사조(辭朝 : 부임인사)에 보면 “공경(公卿)과 대간(臺諫)에게 부임 인사를 드릴 때에는 자신의 재기(材器)의 부족함을 말할 것이며 녹봉(祿俸)의 많고 적음을 말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아무리 실력이 있고 인품이 좋아도 그것 은근히 나타내려고 하면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인상을 줄 수가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제일 먼저 말하는 것이 순서다. 선생님들은 교장, 교감선생님보다 훌륭하신 분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부임인사를 할 때는 장중하면서도 온화함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좋다. 교장, 교감선생님이 어떠한 분이신가, 하고 궁금해 하시는 선생님이 참 많다. 부드러우신 분인지 아니면 아주 엄격하신 분인지, 아니면 선생님들에게 사랑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선생님인지 아니면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선생님인지 알고 싶어한다. 그에 대한 윤곽은 부임인사 때 나타나게 된다. 선생님은 똑똑하기 때문에 빠르게 짐작하게 된다.

온화한 선생님, 부드러운 선생님을 원한다. 그러면서도 과묵하고 장중함도 함께 곁들어야 더욱 좋은 선생님이라 할 수가 있다.

부임인사를 할 때 학생들이 바라는 바에 부응하고 선생님들의 원하는 바에 부응할 수 있는 말씀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학부모님들이 요구하는 바도 잘 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시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초임선생님들이 인사를 할 때는 다짐이 들어간다. 거기에 열정도 들어간다. 최선도 들어간다. 무엇이든 학교를 위해 모든 것 희생할 것도 다짐한다. 이런 인사를 그냥 하는 것으로 끝내면 안 되고 그것을 평생 실천에 옮기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적당하게 인사하고 대충 하고 넘어가는 것은 부임인사의 자세가 아니다.

사조(辭朝 : 부임인사)의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말씀 잘하시는 선생님이 꼭 있다. 이런 선생님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말씀과 행동이 일치가 되면 더 부러워진다. 言行一致의 선생님이 되도록 하면 좋은 사조(辭朝 : 부임인사)의 선생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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