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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 존경하는 풍토 만들자

추석의 연휴가 끝났다.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만나 뵙고 형제자매를 만나며 친지들과 만나 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리라 생각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긴 여정으로 인해 쌓인 피로가 괴롭히고 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학교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한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한 학생이 염색을 하고 학교에 와서 염색을 풀도록 지도했는데 추석 중에 아버지로부터 전화를 해서 자기 논리로 너무 힘들게 하더라는 것이다. 당연히 학교의 규정대로 염색한 머리를 풀게 해서 보내겠다, 죄송하다는 말을 할 줄 알았는데 賊反荷杖이라 할까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더라는 것이었다.

추석연휴 안 그래도 바쁘고 틈만 나면 쉬고 싶은데 이런 엉뚱한 전화를 받았으니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선생님은 미국에 안 살아봐서 그렇다는 둥, 꼭 검은 머리가 되어야 한다는 둥 정말 이해되지 않는 말만 늘어놓더라는 것이다.

선생님은 지혜로웠다. 참고 또 참았다.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전화가 끝나고 나니 엄마로부터 또 전화가 오더라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지 않으니 장문의 문자가 왔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선생님들을 괴롭히는 학부모님들이 있다고 하니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지나가니 어느 학교 입구에 이런 글이 써 있었다. “학생을 사랑하는 학교, 선생님을 존경하는 학교”였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는 학교라면 이런 전화가 오지 않을 것이다.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는 학교, 학부모, 학생들이 많이 있다면 앞으로의 교육의 발전은 기대할 수가 없다. 존경하는 학교가 많아질수록 좋은 학교다. 희망이 있는 학교다. 살아있는 학교다. 장래가 있는 학교다.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는 학교, 학부모, 학생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이상 학교가 아니다. 교육도 없다. 암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많이 배우면 배울수록 학부모님들은 선생님을 이해하고 학교를 이해할 줄 알아야 되지 않을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하고, 우리나라에 오면 우리나라의 법을 따라야 한다. 학교의 규정이 있으면 그 학교의 규정을 따라야 질서가 잡히게 된다. 알만 한 분이, 많이 배운 분이 이러면 학교 선생님의 설 자리는 없어진다.

학부모님이 선생님을 존경해야 자녀들도 본을 받아 선생님을 존경하게 될 것이다. 제발 부탁이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면 선생님은 피곤할 수밖에 없다. 흔들리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존경하는 풍토를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먼저 만들어나가야 선생님들이 제대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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