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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불이 타오르도록 이끄는 선생님

오늘이 벌써 秋分이다. 낮과 밤이 같아지는 날이다. 이제부터는 밤이 낮보다 길어지는 반환점이다. 분기점이다.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는 속담이 있다.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벌레는 땅속으로 숨고 물이 마르기 시작하는 때다. 태풍이 불기도 한다. 일교차가 심한 이러한 때 감기조심, 건강조심해서 학교생활을 잘 해 나가야 하겠다.

지금부터는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며 그 밖에도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고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고 산채를 말려 묵나물을 준비하기도 하는 때’가 되었다.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에도 풍성한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추수를 위해 서서히 준비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에 이런 글을 읽었다.

<크레이머 선생님은 학교에 붙어있는 집에 사셨는데, 아침마다 매우 일찍 학교에 오셨다. 선생님은 겨울에는 나무를 때는 난로를 따뜻하게 데워 놓으셔서 우리가 학교에 도착하면 우리의 젖은 장갑을 말릴 수 있었다. 나는 크레이머 선생님이 나에게 하신 말씀을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이 어떻게 행동했는가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분의 행동은 나에게 지워지지 않는 인상으로 남아 있다. 실제로 나를 장작더미에서 이끌어내시고 가르쳐 주신 분은 크레이머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행동에는 두 가지 유형의 나무가 존재하였다. 하나는 나로 하여금 불이 계속 타오르도록 이끄는 나무였고, 다른 하나는 내 안에 타오르는 불을 사그라들게 하는 나무였다>

이 글은 감동이 되었다. 우리 선생님들의 행동이 학생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불이 계속 타오르도록 이끄는 나무를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볼 때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내 안에 타오르는 불을 사그라들게 하는 나무가 아니었는지?

평생 학생들의 가슴 속에 선생님의 행동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 실제의 삶에 도움을 주었다면 그것보다 더 보람된 일이 있을까?

크레이머 선생님은 성실하였다. 누구보다 먼저 출근을 하셨다. 학생들을 위한 정성과 보살핌이 돋보였다. 이런 선생님은 불이 계속 타오르도록 이끄는 나무와 같은 선생님일 것이다.성실은 선생님이 갖추어야 할 기본 자질 중의 하나다. 이것 없으면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가 없다.

성실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에게 성실하라고 하면 학생들은 속으로 웃는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는다.

크레이머 선생님은 많은 선생님들에게 본이 되었다. 본을 보이는 선생님, 모범이 되는 선생님이셨다. 이런 선생님을 학생들은 본을 받게 되고 그런 자가 된다.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 안에 타오르는 불을 사그라들게 하는 나무 같은 선생님이 되지 않고 불이 계속 타오르도록 이끄는 나무 같은 선생님이 되면 분명 평생 잊지 못할 선생님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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