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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안전 불감증, 책임 의식이 문제다

 TV뉴스를 보면 날마다 사건,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조금만 주의하였더라면 일어나지 않지 않았을 사건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지난 13일 밤 경부고속도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관광버스가 차선 변경을 하던 중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받았고, 계속 미끄러지는 과정에서 버스에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는 큰 참사로 이어졌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1979년 같은 회사에 입사한 입사동기모임 회원과 배우자였다. 같이 여행 갔다 돌아오는 길에 참변을 당해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샀는데, 사망자 중에는 외동딸 결혼식을 며칠 앞둔 어머니도 있었다. 지난 일요일이 결혼식이었다는데,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비보를 접한 딸의 심정을 생각하니 무척 마음이 아팠다.

공교롭게도 버스 출입문은 방호벽에 막혀 열리지 않았고, 통유리이다 보니 승객 탈출이 매우 어려워 피해가 커졌다. 버스 안에 유리를 깰 수 있는 비상망치가 있었으나 승객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고 밤이라 어두워 찾지도 못해 무용지물이었다. 그만큼 평소의 관심 밖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책임의식 부재, 그리고 미흡한 관련 법령 규정이 빚은 인재라는 점에서 참으로 씁쓸하다.

사고 버스 운전기사는 소화기 안전핀이 뽑히지 않자 소화기를 던져 유리를 깬 다음 먼저 탈출했다고 한다.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자로서 다른 승객들을 우선 탈출시키려고 했다거나 탈출 전 뒷좌석 승객들을 구하려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또한 음주·무면허운전, 교통사고 등으로 여러 번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조직이나 책임을 진 사람들은 그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다. 그런데도 그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으니 무엇이 잘 못된 것인지 헷갈린다. 책임을 아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다.

정원 16인 이상의 자동차는 비상구를 설치하도록 하면서도 일정 크기의 강화유리로 된 창문이 있으면 비상구를 설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예외규정 역시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버스에 비상구가 있었더라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사업용 버스 기사의 면허 자격을 강화하고, 30인승 이상의 버스는 천장이나 바닥에 비상해치 2개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며, 비상 망치에 형광 테이프를 붙여 찾기 쉽게 하고, 비상 망치와 소화기의 위치 등을 안내방송을 통해 알리도록 하는 내용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항상 사고가 발생하면 대책이 나온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반복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 이같은 위험은 수없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이나 좁은 도로에 차량이 양쪽으로 주차된 모습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만일 화재가 나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들이 너무나 많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화재가 발생할 지,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걱정이 되는 면이 없지 않다. 이러한 지역의 안전 문제는 지역에 사는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후에야 관련 법령과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보다는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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