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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위기는 교육의 위기다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학교교육이, 교사가 문제다’라며 지적하고 한탄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교육문제를 해결하고자 매시간 고민하는 사람이 누구일지를. 하루도 교육현장을 떠나지 않고 온몸으로 교육적 문제와 맞닥뜨리고 있는 교사들. 이들이 잃어버린 ‘행복한 미소’를 되찾을 길은 없을까.

해마다 5월 중순이면 사회적 이목이 교육 혹은 교사에게 잠깐 집중된다. 교육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근간이라며 학교교육 혹은 교사 및 학생문화에 큰 관심이라도 있는 듯 언론매체마다 교육문제를 다투듯 조명하고 지나간다. 그렇다. ‘잠깐’이다. 그렇게 지나가면 그만이다. 그러다 교육현장에서 무슨 문제라도 하나 발생하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누적된 학교교육의 문제, 교사들의 문제라며 소리 높여 지적하고 한탄하기 일쑤다.

교사들이여, 과연 행복한가?

우리 국민 모두와 무관하지 않는 교육.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의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까지 직결된 교육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할 말 많은 우리 교육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루도 현장을 떠나지 않으며 온몸으로 교육적 문제들과 맞닥뜨리고 있는 교사들만큼 진정성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다른 지역, 다른 학교에서 발생하는 일도 우리 학교, 우리 교실, 바로 내 문제일 수 있다는 높은 관심과 체감으로, 그 문제에 대해 고심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교사가 아닐까 싶다.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과연 행복한가 묻는다. 우리 사회의 관심은 교육적 ‘문제 상황’이지 교사의 행복지수엔 별 관심이 없음을 알면서도 말이다. 긴 시간 치열하게 준비하여 그토록 바라던 교사가 되었지만, 우리나라 교사들이 학교현장에 들어서서 자신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확신을 체감하는 자기효능감은 안타깝게도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2009, OECD 교육지표).

교사의 직업만족도나 자기효능감은 ‘보수’가 아닌 ‘생활’의 문제이다.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이 만나고, 관계 맺고, 소통하는 학교에서의 일상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고, 함께 배우는, ‘아름다운 관계’라면 자기효능감이 그렇게 낮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무엇보다 매일 만나는 제자들한테 존경받으며, 따뜻한 만남과 협력적 배움이 있어 매일이 즐거운 일상이라면 결코 직업만족도가 낮을 리는 없다.

교사의 위기는 곧 교육의 위기이다

해마다 많은 교사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한다. 그것을 어찌 공무원연금법 개정 때문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교사로서의 삶이 행복하면 얼마간 차이 나는 연금 때문에 퇴직을 신청하진 않을 것이다. 교사들의 자존감에 생긴 상처와 비례하여 매년 명예퇴직 신청이 증가하는 건 아닐까?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경험이 많은 교사가 존경받기보다는 외면당하고 무력감을 느끼는 교단, 쉽게 사회적 질타의 대상이 되고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위축되는 교사, 직접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면 인사조차 하지 않는 학생들, 이렇듯 존중받지 못하는 교권에서 ‘교사의 위기’를 본다면 확대 해석일까?

퇴임 권하는 사회…상처받는 자존심

자존감에 상처입고 힘들어하는 교사들의 문제가 각 개인의 문제뿐일까. 내・외적으로 퇴임을 권하는 사회가 아니라 관리자가 되지 않아도 교육현장에서 행복한 정년을 맞는 교사가 많은 교단을 꿈꾼다면 욕심일까? 젊은 교사만큼 순발력은 없지만, 오랜 교육경력만큼 누적된 교육노하우가 많은 선배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교단이 되기는 어려운 걸까?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외면하고 점점 설 자리를 잃는 선배교사들의 상처는 남의 일이 아닌 곧 우리 모두의 미래이다. 신규교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이상으로 30년 이상 한결같은 걸음을 걸어온 교사들의 내면을 치유하는 정책이 필요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래도록 교단을 지켜온 교사들의 행복한 미소를 찾아보기 어려운 교육현장.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 한다’는 말로 교사의 끊임없는 담금질을 유도했던 이 사회에 그러면 ‘교사의 위기는 곧 교육의 위기가 아니겠느냐’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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