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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교사’는 없다

교육은 세 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다. 교육목표와 관련된 ‘투입’, 투입된 자원을 활용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학습을 시키는 ‘과정’, 그리고 투입과 과정이 잘 되었는지 점검하는 ‘평가’로 구성된다. 교육목표가 잘못되면 모든 교육과정과 교육결과가 어긋나듯, 교육평가가 잘못되면 진정한 인재와 진정하지 못한 인재를 구분하는 데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교육과정과 이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교수·학습방법, 교육문화가 잘못되면 교육목표가 아무리 올바르더라도 이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교육 메커니즘(mechanism)이다.


바꿔야 할 다섯 가지 과제
우리 교육에는 바꿔야 할 많은 과제가 있다. 대부분 교육의 세 가지 요소인 교육목표·교육과정·교육평가와 관련되어 있다. 그중 시급한 다섯 가지 과제를 살펴보자.


첫째, 교육목표를 제대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교육목표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으면 ‘무엇을 위한 교육인지’, ‘교육 결과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어떤 인간, 어떤 인성, 어떤 인재를 길러내고자 하는지’ 명확히 알 수가 없다. 우리의 교육목표는 ‘홍익인간’을 지향한다. 그러나 홍익인간의 구체적인 구현 방법과 시대적 홍익인간 정신에 관해서는 많은 보완책이 필요하다.


둘째, 교육과정 및 교육방법과 관련된 과제이다. 21세기의 교육과정은 다양화를 필요로 한다. 경직된 교육과정이나 정해진 시수, 정해진 학년 등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대신 개인의 학습욕구, 사회적 요구 그리고 시대가 요구하는 콘텐츠와 방법론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습자의 다양한 학습욕구·학습동기·학습능력을 담아낼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짜고, 단계별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 특히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이 활발한 학습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문화를 바꿔야 한다. 결과주의 교육이 중요시되는 것이 아니라 과정과 스스로의 학습동기, 장기적 안목에서의 학습 계획을 중요시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일등 우선주의, 결과주의, 편법주의 그리고 사교육 의존적 문화는 바꾸고 청산돼야 할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넷째, 교사의 역할 역시 재정립해야 한다. 지금은 교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잡무 수행에서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해내는 소위 ‘초능력 교사’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교사는 교육과 학습에 자신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시대가 요구하듯 학생과 함께 학습하는 ‘파트너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인성과 인재를 다 함께 배양해 나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방법이 바뀌면 학습자의 특성이 바뀌고, 학습자 특성이 바뀌면 교사의 역할과 기능 또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 교육평가와 관련된 과제이다. 평가는 평가 척도와 평가 절차, 평가 방법에 대한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올바른 평가 철학과 평가를 평가하는 행위가 함께 병행될 때만 올바른 평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처럼 선발 기능만을 강조하는 평가는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트랙과 다양한 척도, 다양한 대상을 감안한 잠재 가능성을 추출해내는 평가로 바꿔야 한다.  


일등 우선주의 문화 청산을
물론 현실을 바꾸는 일은 시간도 걸리고, 말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 틀과 교육 방법으로는 세계적 교육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어렵다. 이제라도 우리 교육 패러다임을 21세기형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목표·교육과정·교육평가의 3대 축을 시대에 맞게 재정립하는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지금 시작해도 이 개혁이 제대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10년 뒤 2026년의 세계는 지금과 전혀 다른 세계가 전개될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교육의 전반적인 개혁을 통해 세계적 교육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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