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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선생님, 상 타고 싶어요!

초등교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상을 받고 싶어 한다. 살금살금 다가와 귓속말로 “선생님, 상 타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듣기도 한다. 상 타기는 순진한 아이들의 간절한 소원이기도 하고, 때로는 과열 경쟁을 낳는 작은 욕심이 되기도 한다. 
 
요즘은 1등, 2등 이런 서열 중심의 상이 많이 줄어든 편이다.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교육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가령 가을에는 책을 많이 읽으라고 보통 독서의 달 행사를 한다. 책 만들기, 독서퀴즈대회 등 내용도 갖가지다. 
 
童心에 상처 주는 서열 위주 시상 

그런데 책을 잘 만든 아이에게만 상을 주고 나머지를 소외시키면 위화감 문제가 발생한다. 원래 독서의 달 행사는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 책과 가까이 지내게 하려는 것인데 오히려 행사가 아이들의 차별을 낳는 셈이다. 더욱이 상을 못 받은 아이 중에는 아예 자신이 소질이 없나보다 체념하고 심지어 책을 싫어하게 되기도 한다. 행사를 하지 않았으면 책을 계속 좋아했을텐데 등수를 매겨 상을 주니 책을 싫어하게 되는 현실은 모순이면서 비교육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상을 주지 않는 학교가 늘고 있다. 상이 없어도 누구나 창의적으로 책을 만들 수 있고 책을 좋아하게 되니 말이다. 이건 행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상에 대해 학교 선생님들은 대체로 “받는 사람만 받는다”는 의견이다. 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이라는 얘기다. 주로 그림을 잘 그리거나 공부를 잘 하는 아이에게 상이 쏠려 마음의 격차까지 생길까 걱정한다. 그래서 현장 교사들은 서열 위주의 상보다는 어떻게 하면 공정하고 행복한 시상제도로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게 할까 고민한다. 
 
모두에게 ‘학급특별상’ 주면 어떨까
 
그런 차원에서 필자는 학급 특별상을 주고 있다. 전인상(全人賞), 1인 1상, 담임상 등의 이름으로도 부를 만하다. 나는 학급 특별상을 ‘천 개의 꿈, 천 개의 상’이라 명명했다. 아이는 모두 소중한 존재이며 자기의 소질과 적성, 그리고 노력에 따라 상을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상자 선정도 담임이나 교사가 정하지 않고, 학급 아이들이 직접 선정하게 한다. 노벨상 위원회처럼 여러 명이 선정하다보니 공정하고 남으로부터 인정받는 마음은 동일하다. 각자가 모두 상을 받으며 비교 대상이 되지 않아 행복해한다.
 
상을 비교육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어떤 교육자나 학부모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학교는 어떠한 곳일까? 바로 행복하게 배우는 삶의 터전이다. 아이들이 비교를 당하면 불행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비교를 자초하는 수상제도는 문제의식을 갖고 지양해야 한다. 
 
모든 아이가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으며 꿈을 키우도록 교육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곳이 학교다. 그만큼 무겁고 엄중한 책무성이 교원들에게 있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상을 받고 싶어 한다. 자기에게 맞는 개성 있는 상을 학급 공동체로부터 받은 후 더 열심히 자신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흐뭇하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때, 학급에서 특별상을 시상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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