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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광장의 촛불 민심을 담을 그릇이 필요하다

한국의 광화문 광장의 촛불은 예술이었다. 이로 인해 외신 보도의 톱 뉴스를 장식하는 장이 되고 있다. 주최측이 발표한 230만 이상의 촛불 축제를 CNN이 앞장 서고 일본 NHK방송 기자도 빠지지 않고 있다. 6차에 걸친 국민들의 분노한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한 촛불을 든 시민들의 시위는 인공위성을 통해 생방송으로 세계에 전달되고 있다.  각국 방송은 지속적으로 이번 촛불집회를 놀라울 정도로 질서 정연하고 평화로운 시위라고 보도를 하고 있다. 이는 누가 보아도 놀라운 현실이다. 일본인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부러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뉴스는 해외에 안 나가는 것이 최상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이 일상을 떠나 이렇게 시위를 해야만 하는 상황 자체가 국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한 나라의 국격은 신뢰로 연결된다. 신뢰가 없는 국가는 외면당하기 쉽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스스로 헌법 질서를 유린함으로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또한, 임기 중반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문제삼은 일본 산케이신문 기자를 기소해 국제적 비웃음거리가 됐다. 이로 인해 한국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은 국가로 분류됐고, 국가 이미지는 수십 년 전으로 후퇴했다.  해외 주요 언론은 한국을 유신시대나 군사정권 때와 같은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들어 민주주의는 퇴행하고 있다. 

 

또한, "사라진 7시간'을 변명하기 위한 주변 관료들의 이야기에 국민들의 시선은 집중되고 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기에 퍼즐이 잘 맟춰지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조사가 진행되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날마다 발표되고 있는 권력자들의 거짓말을 보면서 국민을 위한 사랑도, 사과도 모두 거짓말이었음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다. 이처럼 신의를 배반한 것이기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정작 본인들만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법과 질서, 규칙으로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할 대학을 돈과 권력의 합작으로 망가뜨린 것이다. 수업을 빠져도 학점을 주고 과제물까지 챙겨준 교수가 있다니 이건 내부의 문제다. 이 때문에 역사를 가진 명문사학까지 망가지고 있다.  한마디 교육현장도 흑탕물 범벅이 되었다. 돈과 권력에 의해 포장된 부정입학 문제로 교육기관, 감독기관마저 무너져 신뢰를 떨어뜨린 것이 안타깝다.  또, 주변 국가 일본에서 일어난 교과서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교육부는 국민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진행했다. 최근 공개한 집필진에 역사학자가 빠진 혼이 없는 교과서를 강요하고 있다. 유엔에서조차 국정교과서 채택 국가에 폐지를 권고한 마당에 시대 흐름을 역행하고 있으니 손가락질 받는 게 당연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토록 소망했던 아버지 박정희의 역사적 복원은 그 누구도 아닌 박근혜 대통령 자신으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책 제목처럼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꼴이 되고 말았다. 현장의 반대를 뻔하게 예견하면서도 이를 추진하는 관료들을 보면 역사교과서가 무엇인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이제 시민사회와 민주적 정당들이 할 일은 명확해졌다. 야권도 사심을 버리고 나서야 한다. 박근혜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박정희 신화를 대신해 민주주의, 인권, 평화, 복지, 성장이 함께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민주주의는 조작된 지역주의, 세대분열을 극복하고, 안보위기에 기대어 기득권을 유지하고, 패권을 도모하는 정치가 아니다. 다양한 국민의 이해가 반영되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정치 제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더욱 국정시스템에 참여하는 통치엘리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공적 책무에 충실하도록 시스템을 고치고 광장에 울려 퍼진 국민의 함성을 담을 그릇이 필요하다. 하루 속히 이같은 사태가 해결되고 국민들이 제 자리를 찾아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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