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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더 이상 그리지 않는 미술교사

“다른 사람한테 미술교사라고 얘기도 못해요. 평소 작품 한 점 하지 않는데 어떻게 떳떳하게 미술교사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미술교사들이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어요.” 
 
미술교사로 정년퇴임을 앞둔 동료교사의 말이 떠오른다. 순간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미술을 가르쳐 온 내게도 늘 꼬리처럼 따라다니던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실기능력 향상 위해 유인책 필요

미술은 어느 교과보다 실기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실기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새내기 미술교사들은 상당한 실력을 겸비해 교육현장에 투입되지만 교직의 시작과 함께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자신만의 작품 활동을 포기하고 만다. 수업진행을 위한 수업설계, 수업방법연구, 학급운영, 성적처리, 행정처리, 교육과정 연구만으로도 교사들은 바쁘다. 이런 것만 잘 해도 미술교사로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데 굳이 작품 활동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미술교사들은 1년에 작품 한 점조차 제작하지 않는다. 시도별로 중등교원미전이 있지만 참여율이 너무나 저조한 게 현실이다. 설령 출품한다 해도 신작이 아니라 수년 내지 10년도 넘은 작품일 경우가 있고 매년 같은 작품을 반복해 내기도 한다. 심지어 40대, 50대 중반의 교사가 20대 대학생 때 그렸던 작품을 출품하는 모습도 봤다.
 
미술과 1정 연수의 커리큘럼도 문제다. 실기시간은 극소수를 차지하고 대부분이 컴퓨터, 학급관리,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구성된다. 여타 연수는 학교에서도 이뤄지고 각종 연수기관에서도 수시로 개설되지만 전문성을 요하는 미술실기는 1정 연수 때가 아니면 남은 교직 생활동안 접하기 힘들다. 간혹 미술과에서 실시하는 연수가 있으나 1주일 미만이고 그 수준도 기초과정에 불과다. 또 수업사례를 보여주는 식이어서 전문성 신장보다는 경험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술대학 교수들은 결코 실기를 배척하지 않는다. 연구실에서 항상 실기연찬을 하고 그런 교수가 학생들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다. 대학에서는 실기 활동이 지속되지 않으면 재임용에서 탈락되기에 자의든 타의든 주기적으로 전시를 해야 한다. 임용과정에서 모든 전시경력이 점수화 돼 신규채용과 승진체계에도 반영된다. 

전시‧수상실적 승진점수 반영하자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중등 미술교사의 승진체계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미술교과의 특수성과 자기연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전시(개인전과 그룹전의 차등 적용), 전국 규모의 공모전 수상실적, 전국 규모의 심사경력 등을 점수화 해 승진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는 실기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연찬에 큰 유인책이 될 것이다. 
 
미술교사의 자긍심은 누가 대신해 살려주거나 높여주지 않는다. 스스로 만들고 이뤄 가는 것이다. 동료교사, 학부모, 학생이 바라보는 이상적인 미술교사상은 바로 ‘작가활동을 하는 미술교사’라고 어느 연구논문의 설문결과에서 본 적이 있다. 
 
미술은 무궁무진한 창작성으로 인공지능시대의 미래를 선도할 생존력 있는 교과다. 미술교사들이 학생들 앞에 당당히 서고 미래 교육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실기능력을 부단히 연마하고 차원 높은 미술교육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