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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정치와 행정이 교육친화적이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희망 사항 가운데 하나가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같은 목표를 우리가 아직 이루지 못하고 선진국 문턱에서 미끄러지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해결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현대 국가는 무엇보다도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정부와 사회기구를 필요로 한다. 만약 이러한 조건이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면 그 나라는 정치적, 사회적  불안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더욱 그러함을 절감하게 된다.

 

그 원인은 정부와 민간을 막론하고  지나친 분리와 할거가 만성화 되고 이들 간에 협력과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 있다. 그 중심에 국가의 최고 통치조직인 청와대의 의사소통 문제가 이번 사건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냄으로 알게 되었다. 공직자는 좋은 직업이다. 그에 맞게 책임도 크고 대우도 좋다. 그래서 우리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공무원이 아닌가? 그중 청와대에 근무하는 고위 공직자는 분명히 최고 선망의 직업일 것이다. 현직에 있는 공무원이라면  한번쯤은 "내가 거기에서 근무할 수 있다면..." 을 생각하면서 꿈을 꾸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고위 공직자들의 소통 능력 부족을 알았을 것이다. 모든 직업은 소통과 협력을 필요로 하기에 의사 소통 능력은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다. 국민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공직자는 반드시 이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중대한 업무를 대면 보고를 하지 않은 공직자도 있었다. 그들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다. 따라서 그들에게 급여를 주는 국민이 갑이다. 이제 국민들은 그들에게 그들의 역할에 맞는 전문능력  뿐만 아니라 직업기초 능력을 요구하고 감시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이런 권리를 온전하게 행사할 때 우리 사회는 참으로 건강하고 능력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또한, 국가 최고 기관은 교육 친화적 모습을 갖춰야 한다. 예전에 일본 아베수상이 소비세 인상문제를 두고 외국의 석학들을 몇 명 초청해 학습하는 모습을 일본 NHK가 방영하는 것을 보았다. 그만큼 소비세 인상은 일본 경제 내지는 국제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 나라 역사에서도 왕의 학습법인 '경연'은 조선의 문화 융성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된다.  특히 세종 시절과 정조시절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 분위기에서 관리들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허균도 그의 유명한 글 '호민론'에서 "온 세상에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백성일 뿐이다"라고 말하며 권력자들이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가는 반드시 큰 환란을 당하고 만다는 경고를 했다. 홍수보다도 화마보다도 맹수보다도 더 무섭고 두려운 것이 바로 천하고 약한 백성들이라니 그들의 지혜에서 오늘의 권력자들도 배워야 할 일이 많다. 만일 우리 나라의 정치 중심부가 역사를 통해, 또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무엇이 국민을 위한 일인가를 찾는 고민을 했더라면 오늘과 같이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고 다른 나라 방송국의 조롱거리가 돼 국격을 떨어뜨리는 상황에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처럼 경제위기와 세계화 시대를 맞이해 국가 생존 전략이나 발전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적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의 우선 전략은 정치와 행정에서 토론과 교육 친화적 모습을 갖추는 일이다. 국민의 민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국정 역사교과서가 왜 문제인가를 국민들과 논의하면서 여론을 반영한 정책결정을 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울 뿐이다. 정치와 행정을 비롯해 투명하고 공개적이며 교육 친화적 모습을 갖춰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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