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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교실 속 격려레시피]욕을 하면 세 보이나요?

프로이트는 현재의 행동을 과거의 원인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봤고, 아들러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으로 봤다. 말장난 같지만 이 관점은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것은 지금의 내 역할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흔히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어긋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대할 때 ‘지금까지의 양육환경’이나 ‘부모님’ 탓을 하기 쉽다. 그러나 그런 태도로 보면 교사로서 해볼 수 있는 것이 없다. 마냥 그 아이의 환경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목적론적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행동의 동기를 살피고 그 동기를 수정하면 된다. 아들러는 어긋난 행동의 목적이 문제 행동의 원인이 된다고 봤다. 모든 행동을 그 사람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로 본 것이다. 그것이 파괴적이거나 부적응 행동처럼 보일지라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자신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선택권은 학생의 손 안에 있으니 교사의 역할은 그의 동기를 함께 탐색하고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것이다. 

5학년 담임 A교사는 매주 금요일 마지막 수업을 학급회의로 마무리한다. 이번 주제는 ‘욕’에 관한 문제였다. 사실 A교사도 유독 욕을 많이 하는 B학생 때문에 욕 이야기를 해 보고 싶던 차였다.  A교사는 먼저 욕을 왜 하는지 목적을 물었다.  

“너희들이 욕을 하는 이유는 뭐니?”
B가 대답했다. “좀 세 보이잖아요.”
“그렇구나. 다른 사람들은 어때? 욕 하는 것이 세 보이는 친구?”
B를 포함한 서너 명이 손을 들었다. 
 
A교사는 학생들의 욕은 잘못된 행동의 목적 중 힘의 추구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B학생은 말의 영향에 관한 수업 시간에도 욕이 자신을 우월한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보여줬다. B의 잘못된 목적을 수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느낀 A교사는 물었다. 
 
“자, 욕을 들어본 경험이 있을 텐데 어떤 생각이 들었니?”
학생들은 돌아가며 한마디씩 했다. 
“욕 하는 친구랑 말하고 싶지 않아요.” “괜히 센 척 하려는 거 같아 더 한심해 보일 때도 있어요.” “말로는 이길 자신이 없어서 욕 하는 거잖아요. 더 찌질해 보여요.”
 
B는 말없이 듣고 있었지만 친구들의 말에 다소 당황한 표정이었다. 학급회의가 끝난 후 A교사는 B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눴다. 
 
“욕을 하면 세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했지?”
“제가 더 세 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이 찌질해 보인다고 해서 놀랐어요.”
“그럼, 욕은 이제 필요 없겠네?”
“그러게요. 친구들도 욕하는 것이 싫다고 하니 줄려보려고 노력할게요.”

B는 중2인 형에게 욕을 많이 배웠다고 한다. A교사가 B의 행동을 중2 형에게서만 원인을 찾았다면 할 게 거의 없었을 것이다. 형을 피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B의 행동 목적을 생각하면 해결책은 서서히 보이게 된다. B는 자신을 세 보이게 하려고 욕을 했지만 친구들의 말을 들으니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아들러학파인 드레이커스는 잘못된 행동의 목적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관심 추구, 힘의 추구, 복수, 가장된 무기력이 그것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 목적을 여기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교사로서 학생의 잘못된 행동 목적을 알아차린다면 그 행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도록 해 줘야 한다. 목적 달성을 위한 자신의 선택이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학생은 잘못된 행동을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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