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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11월의 괴담’ 이제 사라져야

해마다 이맘때면 학교는 맘이 편치 못하다. ‘11월의 괴담’이라 할 만큼 교사들을 긴장시키고 스트레스를 주는 ‘교원평가제’ 때문이다.
 
교원평가는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일단 취지는 좋다. 학생들의 학습욕구와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교사들부터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취지’가 애초의 설계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의 교원평가는 교사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보다는 사기만 떨어뜨리고 있다.

욕설·인신공격 난무하는 교원평가

이번 11월에 실시된 교원평가도 여지없이 심각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소위 자유서술식 평가 항목인 주관식 평가에 악플 수준의 욕설이 난무한 것이다. 물론 교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거나 수업의 개선점을 적은 학생들도 많다. 그러나 ‘익명’을 악용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적은 경우도 많다. 
 
한 언론 기사에 공개된 "이 ○○○은 그냥 (학교에서) 나가야 함", "성형 너무 티가 나서 거슬려요" 등등은 인신공격에 가깝다. 교육부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늦게나마 파악하고 욕설이나 비속어 등을 ‘금칙어’로 설정해 결과지에 보이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욕설 중간에 띄어쓰기를 하거나 기호를 삽입해 이를 피한다. 결국 교육부의 조치도 탁상행정에 불과한 것이다. 

교원평가는 ‘평가를 통한 전문성 향상’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기능을 못하고 있다. 특히 교원평가에서 평균 2.5점 이하 점수를 받은 교사들에게 강제되는 ‘능력향상연수’는 치명적일 정도로 해당 교사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왜냐하면 이 연수는 교육자로서 절차탁마했던 소중한 정체성을 뒤흔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연수를 받아야 한다는 고통과 자괴감으로 30년 넘는 교단생활을 접은 교사도 있다. 
 
게다가 이 문제는 학생지도부 소속 교사들의 품귀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벌점을 주거나 야단을 치는 교사들은 높은 점수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실력보다는 재미있는 교사, 엄격하게 지도하기보다는 느슨하게 지도하는 교사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사정이 이러한데 과연 누가 이 ‘악역’을 도맡아 ‘능력향상연수’까지 받는 고통의 기관차를 타겠는가. 

교단 황폐화, 더는 외면 말라  

많은 선진국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는 수업 개선을 위한 참고사항이다. 대체로 수업을 참관한 뒤 해당 교사와 면담을 하고 교사의 지도방식에 대해 건의하는 정도다. 적어도 우리나라처럼 교원평가가 교사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게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교원평가가 도입된 이래 이러한 상황은 반복되고 있으며 여기서 초래되는 폐단으로 교단은 점점 더 황폐해지고 있다. 현실이 이런데도 교육당국은 교원평가를 폐지하거나 적어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교사들의 의견에 귀를 막고 있다. 참여율만 높이기 위해 급급할 뿐이다. 
 
이제라도 교육당국은 기억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교원평가로는 교사들이 결코 행복할 수 없고, 그런 교사의 고통은 학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11월의 괴담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