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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크리스마스의 남자, 아니 인형



영화 <나홀로 집에>의 케빈, <러브 액츄얼리>의 스케치북 ‘고백남(男)’. 두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빨간 날’이 있다. 바로 12월 25일, 크리스마스다. 두 작품 모두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 덕분에 매년 연말이면 브라운관에서 이들의 얼굴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성탄절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이들에게는 사실 하늘같은 대선배가 있으니, 바로 고전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타이틀롤인 그 남자, 아니 그 인형이다. 
 
호두까기 인형이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 것은 무려 100년도 더 전인 1892년. 발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콤비로 통하는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을 원작으로 의기투합해 탄생시킨 작품.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신한 인형과 함께 동화나라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중앙에 자리한 거대한 트리, 무대 위로 쏟아지는 눈과 그 속에 펼쳐지는 하얀 요정들의 군무, 동화나라의 환상적인 풍경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장면까지, 겨울의 흥취를 낭만적으로 그리는 장면들 덕분에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125년간 전세계의 사랑을 받아 왔다.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 있을까. 올해는 저마다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호두까기 인형이 세 버전으로 관객을 만날 채비 중이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화려함이 특징이다. 무려 100여 명의 출연자가 펼치는 실감나는 전투 장면, 요정들의 일사불란한 군무,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의 파드되가 쉴새없이 펼쳐지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줄거리를 몸동작으로 설명하는 마임과 고도의 테크닉이 결합된 춤의 밸런스가 돋보인다. 

더불어 동화를 처음으로 발레로 옮긴 프티파의 안무를 기반으로 재창작된 작품인 만큼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이 작품을 선보인 단체이기도 하다. 1986년 처음 공연을 시작한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31년간 쭉 공연을 이어오면서 매번 매진을 기록하는 놀라운 기록을 쓰기도 했다. 
 
국립발레단의 작품은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하고 볼쇼이발레단이 1966년 첫 선을 보인 버전으로, 무엇보다 고난도의 역동적인 춤이 특징. 또 개연성을 중시하는 그리가로비치의 특성상 원작 동화가 발레로 각색되면서 생략됐던 등장인물의 구체적인 설정과 묘사가 되살아난 것 또한 다른 점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 소녀의 이름을 ‘클라라’가 아닌 원작 동화와 같은 ‘마리’로 바꾸고, 그의 큰아버지인 ‘드로셀마이어’를 평면적인 인물에서 마법을 부리는 신비한 인물이자 극을 이끌어가는 화자로 설정했다. 드로셀마이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거대하게 키우는가 하면 각국 인형들에 생명을 불어 넣는 마법을 부리고, 와이어에 의지해 무대를 날아다니며 극을 이끌어 간다. 

이 극에서의 호두까기 인형은 움직이지 않는 보통의 인형에서 마리의 꿈속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인형으로, 그리고 마리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왕자까지 3단으로 변화하면서 극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이중 어린 무용수가 공연 내내 기마자세를 취하며 나무로 만들어진 호두까기 인형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 
 
올해는 루마니아 국립발레단인 시비우 발레단도 ‘호두까기’ 대열에 합류한다. 시비우 발레단은 매년 5개의 작품을 제작해 발표하는 등 유럽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발레단으로 손꼽히는 단체다. 발레는 물론 현대무용까지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발레단인 만큼 새로운 개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 12.16-12.25 | 예술의전당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  12.21-12.31 | 유니버설아트센터 
시비우발레단 <호두까기인형> | 12.22-12.23 |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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