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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청주 중심의 문화재, 유적지를 찾아

1980년대 후반기 대학원에서 특수교육을 인연으로 만난 대학원 동기들이 1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청주 중심의 문화재와 유적지 탐방에 나섰다. 서울에서부터 제주까지 여러 지역에 살고 있는 회원들은 청주에 집합하여 커피 한 잔으로 휴식을 취한 후 먼저 고인쇄박물관을 찾았다. 이곳에는 우리 나라 인쇄기술을 자랑하는 '직지'가 전시되어 있었다.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이다. 이는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간행된 것으로, 독일의 금속활자본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다.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인류문화사에 끼친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인데, 이 책의 이름을 줄여서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 「직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주최한 ’책’ 전시회에 「직지심경」이라 소개되면서 한때 잘못 불리기도 하였다. 불교에서 ’경(經)’은 불교경전을 뜻하는 것이다. 이 책은 엄밀한 의미에서 불경이 아니므로 「직지심경」은 잘못된 표현이다. 현재는 판심제(版心題)에 나타나는 가장 간략한 책의 이름으로 「직지」라고 부른다.


다음에 간 곳이 상당구 수암로 일대에 자리한 수암골이다. 이곳은 한국전쟁 후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달동네로 한때 초라하고 적막한 모습이었으나 2007년에 진행된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함께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곳곳에 앙증맞고 화사한 벽화가 그려지면서 동네는 활기를 되찾았다. 이후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하나 계절이 겨울이라 사람들의 모습은 뜸하였다.



거리는 눈이 많이 내려 조심스럽게 청주시내 중심지에 자리잡은 철당간을 보는 것이었다. 당간기에 의하면 당간의 건립연대를 준풍(峻豊) 3년이라 기록하고 있는데, 962년(광종 13)에 해당된다. 이를 보아 이보다 앞서 용두사가 창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철당간의 양옆에서 지탱해 주는 두 지주의 양식이 약간 차이를 보여주는데, 하나는 통일신라시대의 조성수법을 보여준다. 이것은 용두사의 처음 창건시기를 통일신라시대로 올려 볼 수도 있는 단서가 되고 있다.


한국도자기 아울렛에서 도자기 전시장을 둘러본 후 일식집에서 싱싱한 회와 맛있는 고급 요리로 오랜 기간 만나지 못하여 나누지 못한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알고 보니 이 음식은 한국교원대 정동영 교수가 베푼 만찬이었다. 이후 호텔에서 여정을 마무리하였다.


아침 일찍 호텔에서 조식을 마친 후 상당산성을 찾았다. 상당산성은 청주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멀리서 보아도 상당산이 머리에 띠를 두른 듯 또렷하게 보이는 성벽은 위기 때마다 청주 사람들의 울타리가 되어준 파수꾼이 되었다고 한다. 상당산 능성 따라 이어진 성벽은 산을 돌아가며 둘레 4.2km, 높이 4~5m의 성곽이다. 임진왜란 때에 일부 고쳤으며, 숙종 42년(1716)에 네모나게 다듬은 화강암으로 석성을 쌓았다. 성 안에는 5개의 연못과 3개의 사찰, 관청건물, 창고 등이 있었다. 현재 상당산성에는 공남문(남문)과 미호문(서문), 진동문(동문) 3개의 문과 2개의 암문, 치성 3곳과 수구 3개소가 있다. 조선군이 훈련하던 동장대는 1992년에 복원해 옛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눈내린 벌판을 지나 한국화가로 유명한 김기창(1914-2001) 화백의 사저인 '운보의 집'을 찾았다. 운보 김기창은 독창적인 한국화를 그린 화가로 주요 작품은 <바보화조>와 <바보산수> 등이 있다. 대표작으로는 〈세종대왕 초상〉, 〈군마도〉, 〈청산도〉, 〈소와 여인〉, <가을>, <보리타작> 등이 있다.





운보는 서울에서 태어나 장티푸스로 청각장애가 된 후천적 장애인이다. 어머니의 부탁으로 김은호에게 그림을 배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했다. 초기에는 정확한 묘사를 바탕으로 한 인물화 등을 사실적으로 그리다가 해방 후에는 활달한 필법으로 꽃과 새 등을 그려 주목을 받았다. 1950년대 이후로는 서민적인 주제를 담백한 색채로 그렸으며 이후 추상표현까지 아우르면서 사망 전까지 작품세계가 계속 변화했다. 운보는 1979년 한국농아복지회를 창설하여 초대회장에 취임하였고, 1984년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지센터인 청음회관을 설립하는 등 장애인 복지에도 힘을 쏟았다.


'운보의 집'은 김 화백 어머님의 고향이다. 부인과 사별한 후 1984년 운보의 집을 완공하고 이곳에 정착하여 자연을 벗삼아 작품 활동에 전념하면서 노후를 보낸 곳이다. 수려한 자연 경관과 전통한옥이 잘 어울려 꽃 피는 봄이 되면 다시 찾고 싶은 유혹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전에 알지 못하였던 김 화백의 역작으로 예수의 수난상을 표현한 '예수의 생애'(1952-53)를 판화로 제작하여 30점이 전시되어 있다. 운보는 피난 생활 동안 예수의 일대기가 동족상잔의 우리 비극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였다. 빨리 전쟁이 끝나고 통일된 평화가 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운보 미술관과 조각, 수석공원을 둘러본 후 피로를 풀기 위하여 초정리 약수로 유명한 곳에서 온천욕으로 피로를 씻을 수 있었다. 초정리 광천수는 세계 광천학회에서 미국의 샤스터, 영국의 나포리나스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꼽고 있다. 또 초정리 광천수는 6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광천수(F.D.A. 인정)로 조선 세종대왕 26년(서기 1444년) 3월 2일에는 왕이 친히 이곳에 행차하여 60일간 머물면서 안질을 치료하였으며, 세조대왕도 이곳에서 질병을 치료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 청주목 산천에서는 '청주에서 동쪽으로 39리에 매운맛이 나는 물이 있는데, 이 물에 목욕을 하면 피부병이 낫는다'고 하였으며,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우리나라에 많은 초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경기도 광주와 청주의 초수가 가장 유명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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