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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여름 대목을 겨냥한 대작 첫 번째 한국영화로 7월 25일 개봉한 ‘인랑’이 2주 만에 대부분 극장에서 간판을 내렸다. 같은 날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개봉일 관객 수가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60만 명, ‘인랑’이 27만 명으로 나왔을 때만 해도 이렇듯 참패하리라 생각할 수 없었다.

 

‘인랑’의 추락은 8월 1일 ‘신과 함께- 인과 연’ 개봉으로 확연해졌다. ‘신과 함께- 인과 연’ 개봉일 관객 수가 124만 명인데 비해 ‘인랑’은 고작 6072명으로 급전 직하한 것. 반면 ‘신과 함께- 인과 연’ 개봉일 기세에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25만 명을 불러 모았다. 결국 여름 대목 대작 세 번째 한국영화 ‘공작’ 등이 개봉한 8월 8일에 맞춰 사라져야 했다.

 

‘인랑’은 제작비 190억 원이 투입된 이른바 한국형 블록버스터다. 강동원ㆍ정우성ㆍ한효주 등의 톱스타,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668만 명, 2016년 ‘밀정’으로 75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한 김지운 감독 영화이기에 ‘인랑’의 흥행참패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인랑’의 손익분기점은 600만 명쯤인데, 8월 15일 기준 관객 수는 89만 6416명에 불과하다.

 

이미 지난 해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부진’(한교닷컴, 2017.10.30.)이란 글을 쓴 바 있다. 순제작비 220억 원(총제작비는 260억 원)을 들인 ‘군함도’와 순제작비만 155억 원으로 알려진 ‘남한산성’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흥행 실패를 안타까워한 글이다. 그로부터 9개월 남짓만에 흥행 실패한 대작영화 이야기를 또 하려니 심히 유감이다.

 

그러나 ‘군함도’와 ‘남한산성’이 ‘인랑’처럼 처참할 정도는 아니었다. ‘군함도’ 손익분기점은 700만 명쯤인데, 659만 2170명 관객에 그치고 말았다. ‘남한산성’의 경우 손익분기점이 대략 500만 명쯤인데, 최종 관객 수는 384만 8446명이었다. ‘인랑’처럼 처참한 패배는 오히려 ‘마이웨이’(2011년)와 ‘미스터 고’(2013년)를 떠올리게 한다.

 

순제작비만 280억 원을 투입한,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영화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 ‘마이웨이’였지만 관객 수는, 맙소사 고작 214만 2670명에 불과했다. 손익분기점이 900만 명 이상이었으니 폭삭 망했음을 알 수 있다. ‘미스터 고’는 순제작비 225억 원으로 700만 명 이상이 손익분기점이었지만, 관객 수는 오 마이 갓! 132만 8888명에 그쳤다.

 

하긴 ‘인랑’만 그런 건 아니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개봉하여 흥행 실패한 한국영화들이 그야말로 즐비하다. ‘염력’ㆍ‘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ㆍ‘골든 슬럼버’ㆍ‘궁합’ㆍ‘사라진 밤’ㆍ‘7년의 밤’ㆍ‘바람 바람 바람’ㆍ‘챔피언’ㆍ‘버닝’ㆍ‘허스토리’ㆍ‘변산’ 등이다. 여기에 다 적었다 할 순 없지만, 흥행작보다 실패한 영화들이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이중엔 ‘사라진 밤’처럼 140만 손익분기점에 131만 명, ‘바람 바람 바람’의 경우 150만 명 손익분기점에 120만 명이 극장을 찾아 흥행실패작으로 남게됐지만, 대부분 영화들은 참패라 불러야 할 만큼 성적이 좋지 않다. 가령 ‘염력’ 370만 손익분기점에 99만 명, ‘7년의 밤’ 290만에 53만 명, ‘버닝’ 250만에 50만 명, ‘변산’ 200만에 48만 명 등이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대작영화들의 흥행 실패다. 100억 원 이상 제작비가 투입되면 통상 한국형 블록버스터니 대작이라 부르는데, ‘염력’ㆍ‘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ㆍ‘7년의 밤’이 그에 속한다. 그런 실패를 보고 있자면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아니 그것은 너무 광범위한 얘기고, 도대체 모를 것이 관객의 마음이라 해야 맞을 듯하다.

 

흥행 실패 대작영화들에는 ‘부산행’의 연상호,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두 명의 천만클럽 감독이 차기작으로 각각 연출한 ‘염력’과 ‘7년의 밤’이 들어 있다. 2005년 12월 29일 개봉한 ‘왕의 남자’로 천만클럽 주인공이 된 이준익 감독이 2015년 ‘사도’, 2016년 ‘동주’에 이어 2017년 ‘박열’로 승승장구했건만, ‘변산’의 실패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아리송하다.

 

국내에선 드물게 시리즈 3편까지 제작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흥행실패도 그렇다. 2011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478만 명, 2015년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은 387만 명을 각각 동원ㆍ흥행해 시리즈 3편 제작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그 3편은 손익분기점 300만 명에 244만 명을 동원했으니 시리즈 4편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해졌다.

 

다른 글에서도 이미 말했지만, 그 영화들과 무슨 연고나 인연이 있어서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대작영화들의 흥행 실패를 안타까워하는 것은 그로 인해 빚어질 투자 위축 때문이다.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대작영화가 시장에서 통하지 않으면 더 이상 큰 손들이 영화제작에 투자하지 않으려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