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6 (화)

  • 맑음동두천 7.0℃
  • 구름많음강릉 11.0℃
  • 박무서울 8.7℃
  • 박무대전 6.1℃
  • 안개대구 6.7℃
  • 맑음울산 12.0℃
  • 박무광주 8.2℃
  • 맑음부산 14.5℃
  • 구름조금고창 5.3℃
  • 박무제주 14.5℃
  • 구름많음강화 8.8℃
  • 구름많음보은 3.1℃
  • 흐림금산 3.1℃
  • 맑음강진군 6.7℃
  • 맑음경주시 7.6℃
  • 구름조금거제 11.5℃
기상청 제공

[시론] 다시 생각하는 고교학점제

 

교육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기술 기반의 디지털 혁명은 인류의 생활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배터리가 방전되면 생각도 멈춘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기도 한다. 

 

타당성보다 공정성에 더 관심
 

우리나라 교육 문제는 ‘기승전-대학입시’라는 말처럼 대입의 영향력을 너무 크게 받고 있다. 대입으로 결정되는 대학과 전공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입에 몰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행동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대입은 너무 치열한 경쟁이기 때문에 어떤 기준이냐에 대한 타당성 논의보다는 얼마나 공정하게 뽑을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입에 관한 논쟁은 소위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다수의 의견이 모아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고교는 대입 과목 중심의 암기위주 교육에 올인하게 된다.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은 원래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자, 미래에 대비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과거와 현재 사회 상황에 비춰 인재를 양성하면 되겠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에 기반해 교육을 혁신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후자에 해당한다. 인류가 역사적으로 지속해 왔던 미래에 대한 예측은 정확도가 그리 높지 않다. 한치 앞의 미래도 알기 어렵다는 속설이 교육 분야에도 해당한다.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결국 미래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교육에 대한 반성부터 돌아보며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잘 수행해 왔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원형은 학습자의 소질과 적성, 학습 속도와 역량을 고려해 맞춤형 교육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근대식 학교 교육은 이러한 질적인 측면을 포기하는 대신에 수많은 학생들에게 교육을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양적인 측면을 강조해 왔다. 취학율과 졸업률이 근대식 학교교육의 대표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학업성취도 평가 등을 통해 교육의 성과 관리, 책무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그 학업성취도의 기준이 모든 아이들에게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논의하지 않았다.
 

미래교육의 답은 과거와 현재에 있다고 본다. 그동안 교육이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소홀하고 외형에만 치중해 왔던 점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교실의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학습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도록 해주려면 필요한 교육을 받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유연한 사고 필요
 

고교학점제는 개별 학생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 보다 유연한 교육체제의 구축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는 대입과의 연계, 소수 학급의 평가문제, 교원의 부족, 지역 간 격차 등 수많은 난제와 비판에 직면해 있다. 기존의 학교제도는 대량 공급형 교육시스템이기 때문에 고교 학점제를 뿌리내릴 토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토양이 좋지 않아서 좋은 씨앗을 버려서는 안 된다. 미래를 위해 유연한 맞춤형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토양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