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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교육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

2017년 정권이 교체되고부터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예상됐던 일이지만 교육의 정치화가 날로 심화되는 우리의 상황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여기서 교육의 정치화(politicking; politicalizing 보다는 부정적 의미)란 교육에 관한 중차대한 사안이나 정책들을 정치적 이념을 토대로 좌와 우, 혹은 진보와 보수로 진영화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정책혼란

 

물론 대의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도 교육은 종종 정치적으로 쟁점화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도가 지나치다. 얼마 전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블라시오가 자신의 전임시장 시절 대폭 확대된 차터 스쿨(charter school·대안학교 성격의 공립학교)을 억제하는 정책을 편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과거 정부에서 추진되던 교육정책을 죄악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특정 형태의 학교들을 폐교하겠다는 식의 발상은 가히 정치 폭력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교육의 정치화가 기여하는 바도 있다고 주장한다. 정권의 교체에 따라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지만, 필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시대나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는 정책의 수정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정치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만약 교육의 정치화가 긍정적이라면 왜 헌법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명시되어 있는 것일까.
 

교육의 정치화에 내포된 가장 심각한 위험성은 자칫 교육이 정치에 예속돼 자율성을 상실한다는 점이다. 
 

학교와 교사와 같은 교육의 주체들은 도덕적 행위자(moral agent)들이다. 도덕적 행위자들은 부단히 교육에 대한 가치판단을 해야 한다. 그러기에 교육은 단순히 의도된 목표의 달성만을 추구하는 훈련과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행위이고, 교육자는 기능인과는 다른 것이다.
 

교육의 주체들에게 자율을 허락하지 않는 것은 이들의 양심을 부정하는 것이고, 이들이 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자유를 거부하는 것이며, 이들의 가치 판단력을 무시하는 것이다. 교육의 영역에서 자율에 대한 논의는 우선적으로 윤리적인 쟁점이며, 결국 교육의 자율은 교육체제를 규제하는 가장 중요한 도덕적 가치이자 지향점이 돼야 함이 옳다. 이런 맥락에서 교육의 자율을 저해하는 정치화는 마땅히 지양돼야 한다.

 

진영논리 앞서 비전 제시해야
 

얼마 전 스웨덴의 교육부 장관은 자국의 학생들이 지난 몇 년 동안 PISA(OECD국가 학생 학력평가)에서 매우 저조한 성적을 낸 것에 대해 논란이 일자 ‘정치인들이 교육을 지나치게 정치화한 결과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낸 바 있다. 물론 그 자신도 정치인 출신이다.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이 없을까.
 

교육에 대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인들에게 호소한다. 진영화의 논리에 몰두하지 말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비전(vision)을 모색하라고. 교육의 정치화 혹은 진영화는 자신들의 세력을 다지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비전을 제시할 수는 없다. 비전을 상실한 집단을 기다리는 것은 혼돈과 衰落(쇠락) 뿐이다.